완독! 안나카레니나.
대장정이었다. 1권~3권까지 1500p가 넘는 이야기.
틈틈이 욕심내서 한 달만에 읽어내기란 조금은 벅차기도 했지만 드라마틱한 재미에 끝을 낼 수 있었다. 방대한 러시아의 영토만큼이나 스케일이 큰 이야기에 안나가 살던 그 시절의 러시아를 여행한 기분이 드는 책읽기였다.
이 소설엔 참 많은 사람이 등장하지만 이야기의 축을 이루는 두 쌍,안나와 브론스키, 레빈과 키티의 사랑이야기이며 결혼, 그리고 삶의 이야기가 두 축을 이룬다.
고급관료의 귀족의 아내로 살면서 오빠의 결혼위기를 도우러 갔던 길 기차역에서 처음 만난 브론스키와 사랑에 빠져 모든 것을 버리고 떠나는 안나, 청렴하기 그지없는 그리고 지순한 사랑을 꿈꾸는 레빈. 두 사람 모두 뜻한대로 삶이 진행되진 않는다. 자신이 누리고 살았던 귀족 부인으로서 그리고 어머니의 자리를 버리고 브론스키를 따라 나선 안나, 그 정도의 사랑이라면 분명 행복해야 할텐데 그들은 점점 서로간의 갈등으로 힘들어 한다. 그리고 자신의 청혼을 거절했던 키티와 결국 결혼하고, 결혼이라는 제도 안에서 부딪히게 되는 여러 문제들로 당황하기도 하지만 늘 받아들이며 원만하게 이끌어 가려고 노력하는 레빈의 모습은 참 대조적이다. 내 안의 보수성 때문일까 책을 읽는 내내 안나의 이기적이고 부도덕하며 무책임한 모습에 그녀를 미워했다. 마지막 죽음을 택하는 이유도 사랑하는 사람을 괴롭히기 위한 복수로의 선택이었다는 점에서 그녀는 정말 용서가 안 되는 사람이다. 반대로 농부들과 함께 풀베기를 서슴지 않고 주변 사람들을 배려 하며 무엇 보다도 아내 키티를 사랑하므로 모든 것을 이해하려 노력하며 종교나 제도에 대해 고뇌하고 ,태어난 자신의 아이에 대한 감정변화 등을 겪으며 성장해가는 모습의 레빈에게는 무한 애정을 갖게 되었다.
안나 카레니나 속에는 톨스토이 자신의 불행했던 결혼과 결혼관이 반영 되어 있다고 한다. 아마도 레빈과 키티의 결혼생활이 그가 꿈꾸는 결혼이었을 것 같다. 흔든다고 무조건 흔들려 버린다면 그것을 과연 뭐라 해야 옳은지...결혼이라는 틀에 묶이며 결혼 전 애틋한 사랑의 감정이 무뎌졌다고 새로운 두근거림에 모든 걸 놓고 그 감정만 쫓아가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음은 시간이 만들어준 서로의 믿음이 두터워졌기 때문일 것이다. 긴 여정의 네 사람의 이야기에서 참 많은 삶의 모습을 보고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소통과 이해를 통해 성장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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