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을 찾아서 - 상 - 京城, 쇼우와 62년 문학과지성 소설 명작선 13
복거일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8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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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좋은 글이란 어떤 조건을 갖추고 있어야 하는지에 생각해 본다. 그것은 책 안을 바라보게 하거나 혹은, 글과 대화하게 하는 역할을 수행할 때만 가능한 소통이 아닐까? 그런 면에서 복거일씨의 작품에 한없이 만족감을 시사하면서도 그의 성향에 대해서만큼은 아직은 이른 판단이기에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비명을 찾아서-환경과 문화적 차이 그러면서 우리 몸 속에 흐르고 있는 역류하는 의식들이 우리들의 삶에서 강하게 흡입력을 가지고 다가설 때 그 느낌이 주는 전율을 히데요는 느꼈을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 그래서 지적 욕구 아니면 의식 속에서 용솟음 치는 그 어떤 것을 계기로 그간의 삶에 反하는 행동을 가능케 하는 것일까?

우리 안에 있는 반달곰을 산으로 보냈다. 적응하는 것과 적응하지 못하는 것의 차이는 스스로에게 있지만 엄청남 환경의 차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서 삶의 질적인 차이가 발생할 것은 자명한 일이다. 그렇다면 소설 속에 화자(히데요)는 삶에 반하는 행동으로 새로운 세계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 떠나는 것이 당연한 일이 되는 것이다. 대체적으로 부드러운 문체에 빠른 속도감은 이 책을 흥미롭게 하는 특징적인 부분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시구가 생각이 난다. 민중은 가을 풀잎처럼 시들지만, 정작 혹한의 겨울이 가고 봄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하면 어느새 파릇파릇 돋아난다. 민족의 언어 또한, 민중이(대중)사용하고 생활해 왔다. 아무리 단속해도 대자연의 섭리를 거를 수 없듯, 몸 속에 꿈틀거리는 언어의 유전자는 쉽게 차단한다고 해서 단기간에 잃어버리는 것이 아니다. 이 소설은 이 작은 명제에서 출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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