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위의 남작 - 칼비노 선집 2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15
이탈로 칼비노 지음, 이현경 옮김 / 민음사 / 199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나무 위의 남작]은 선배를 이틀동안 졸라서 얻은 책이다. 그것도 술김에 귀찮다는듯 준 선배, 알지? 선배가 왜 이 책을 나에게 준 것을, 정말 못됐다. 지극히 자신의 책을 타인에게 전가하길 싫어하는 내가 아닌가? 아무튼 그 욕심이 밉지 않았는지 결국 선배는 내게 짙은 녹색 톤의 칼비노 소설을 조용히 가방 속에 넣어준다. 정말 우리가 나무 위를 뛰어 다닐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니면 나무를 뛰어 다니는 사람을 본 적은 있습니까?이 소설은 나무 위에 사는 소년(코지모)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이다.

[나무위의 남작]은 라틴문학을 이끄는 마르케스와 보리헤스에 버금 가는 다분히 환상소설이다. 나무 꼭대기에서 태어났는데 땅을 밟을 수가 없대요.(p38-39 첫 째 줄)-코지와 비오란테의 첫 만남은 이렇게 끝난다. 그렇다고해도 너무 황당한 아이가 아닌가? 그래, 얼마나 오랫동안 나무 위에 있는지 지켜 보기로하자. 그것은 아슬아슬했던 비올라와의 만남 이후로 내 생각들을 잠식해 버렸다. (정말 끝내 참, 내가 졌군.) 코지모는 끝내 나무 위에서 내려 오지 않았다. 그리고 그의 기이한 행동은 전 유럽 궁정에 퍼저나갔다.

-제가 몇 미터 높은 곳에 있기 때문에 훌륭한 교육을 받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그는 일단의 규범과 관습의 이탈을 통해서 새로운 무언가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코지모가 나무 위로 올라가 생활하면서 가족과의 갈등도 시작된다. 물론 가족과의 갈등은 점차적으로 인정과 이해로 화해하는 것을 볼 수 있지만 어째든,그러나 소년은 나무 즉 (자연으로 대비 되는 상징적인 세계 속에서 삶의 방법을 터득하기 위해서 열정적인 지식습득에 몰두한다.(그는 스스로 필요한 물자를 조달한다. 이를테면 염소를 통해서 우유를 얻는다거나 자연으로부터 얻어지는 모든 것들 기타등등의 것을......) 나무 위의 남작은 기존의 문화와 규범으로부터 이탈을 꿈꾸는 소년을 통해서 새로운 질서 찾고자 하는 의도를 그린 작품이라고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리고 그가 거부한 사회적인 규범을 이렇게 규정해 버린다. 나무 위에 있다고 해서 귀족이 아닌 것은 아니다라고 말이다.

그리고 비올라와의 재회는 그녀의 감성을 채워줄 수는 있었지만 다분히 금욕주의자이고 청교도자인 코지모로써는 그녀를 만족시킬 수 없었다. 이성과 사랑은 다분히 다른 감정으로 대비되기 때문에 코지모와 비올라의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다. 그리고 그는 수 많은 지인들과 소통하면서 지적인 대화를 나누고 있으며 사람들을 위해서 끊임없이 사회참여를 하고 있다.그는 사람들과 생활을 같이 하는 은자이다. 세상에 잘못된 비리들을 알리고 시민들을 선동하여 참여하게 돕는 일을 한다. 그리고 끝내 소년은(늙은 코지모) 땅을 밟지 않고 천상으로 올라간다.

일단 칼비노의 끊이지 않는 상상적 구성력을 눈여겨 볼만한 작품이다. 그리고 이 작품의 우리들의 지적인 욕구와 호기심에 갈증을 불어 넣어 줄 것이라고 생각해본다. 또한 우리가 살아가는 살아가고 가꾸어가야 세계,지금 세대들이 겪는(사랑과 전쟁, 그리고 수많은 갈등들) 한 번쯤 눈여겨 볼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이 아닐까 생각해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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