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의 여자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5
아베 코보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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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거래를(12월10) 시작했다. 그간 미덥지 않아서 서점에서 책을 사 보곤 했는데 다량의 책을 인테넷으로 샀다. 그 중 하나가 [모래의 여자]다. 딱 하루 걸린 양의 책으로 요즘 책들은 글씨가 커서 그런지 금방금방 읽게된다. 아무튼 지금부터 모래의 여자를 만나러 간다.

[그보다, 우선 목욕을 좀 하고 싶은데......]
[목욕......?]
[목욕탕, 없습니까?]
[미안하지만, 내일 모레 하세요.]
[내일 모레? 내일 모레는, 나 없습니다.]

[나? 내가 왜 부삽을......]

[괜찮아요......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첫날부터 어떻게, 미안해서]

여자와 남자는 계속해서 동문서답을 하고있다. 남자는 단지 하루를 지내다 갈 것이라 생각하고, 여자는 남자가 이미 운명의 굴레로 빠진 것을 알고 있다. 자, 이제부터 모래를 퍼내는 일을 시작한다.- [모래의 여자]

일상적인 반복과 희망이 없는 일을 계속하는 시지프스의 고뇌를 생각하라. 그리고 감히 신을 모욕하지 말라. 신은 우리에게 판도라의 상자를 주고 또한, 호기심을 주었다. 오늘 모래의 마을로 들어가는 호기심을 발휘해 본다면 모래의 여자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대체 희망마저 없다면 인간은 미래를 꿈 꿀 수 있을까? 판도라의 동작이 빨랐을까? 아니면 희망이 게으른 것일까? 아무튼 이 책은 절망 가운데 희망을 찾을 수 있다. 희망은 곧 미래니까.

인간은 신과 직접 대화하기 위해서 길을 나선다. 그리고 그 길 한가운데 바벨탑을 쌓기 시작했다. 그러나 신은 인간과의 면담을 회피하고 자꾸만 탑을 파괴하고 인간끼리불신하게 만든다. 어느 날부터 인간은 신의 존재를 무서워하기 시작했다. 아직도 신은 좀처럼 정체를 들어내는 법이 없다. 어둠 속에서 들리는 말소리는 우리를 얼마나 공포에 떨게 하는지, 코가서스 산에서 간을 파헤치는 독수리의 날개짓이 요란하다. 신은 어떤 죄 값에 대해서 잔인할 만큼 냉정하다.

끝나지 않을 일을 반복한다는 것처럼 무모한 일이 있을까? 처음은 반항을 일삼다 마침내 우리는 일상으로부터 세뇌되어 감각이 무뎌지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현실에 안주하고 인정해버리는 것이 인간이 갖고 있는 한계가 아닐까?

(뫼비우스띠로 상징되는 [인간의 운명]과 운명 안에서 희망을 찾는 남자와 여자)

[모래의 여자]- 어느 날 신은 시지프스에게 휴가를 주었다. 그리고 선택받은 한 남자가 그를 대신하여 끊임없이 모래를 퍼 올린다. 지상으로 퍼 올린 모래는 아침이면 다시 제자리로 되돌아온다. ‘모래는 쉬지 않으니까요’여자의 말이다. 그러길 반복하는 사내는 일의 부당함을 인식하고 신을 향해서 외친다. 그것은 탈출이다. 그러나 운명의 굴레는 도망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세상엔 도전적인 남자와 순종적인 여자가 있다. 남자는 그 운명을 탈출하기 위해 계속해서 탈출을 시도하고 순종적인 여자는 묵묵히 신의 계시를 따른다. 마침내 여자는 신의 은총을 받아 아이를 잉태하여 자의든 타의든 운명의 굴레로부터 벗어난다.

뫼비우스 띠- 사람은 길을 나선다. 그리고 평지가 나오고 구불구불한 언덕길이 나오고 그리고 평지가 나오고 구불구불한 길이 나온다. 한참 시간이 지나면 원점으로 돌아와 버리는 일상들 우리는 그것을 운명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남자와 여자는 나무를 키우길 원한다. 나무는 이 척박한 모래땅에서 얼마나 견딜 수 있을까? 나무는 남자와 여자가 유일하게 합의점을 찾은 희망으로 상징된다. 여자가 아이를 잉태하고 모래 구덩이에서 빠져나가고 새끼줄이 매달려 있다. (도주수단은 다음날 생각해도 무방하다) 그러나 사내는 그 운명을 탈출하지 않는다. 마치 야생동물을 우리에 가두어 놓고 다시 산으로 돌려보내도 되돌아오듯 어쩌면 사내는 이미 그 생활에 익숙해져 있는지도 모른다.

책 안에 부여하고 있는 상징의 의미를 잘 파악해본다면 그 맛을 좀더 느끼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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