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멘트 Filament - 유키 우루시바라 작품집
우루시바라 유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5년 8월
평점 :
절판


그림체는 마음에 들었다. 이야기는... 나쁘진 않았다. 하지만 때로는 너무 덤덤해서 간이 덜된 것같은 일본 음식을 먹는 기분이랄까. 전형적인 일본식 감수성을 가진 이야기들. 작고 섬세하고 휴머니즘에 차 있는 것 같은 대략의 기조 아래 아마츄어적인 면도 보이고.

화면 분할이나 그림체의 선택, 구조 등은 좋았다. 만약 만화가 지망생이라면 한 권쯤 사두어도 좋을 것 같다. 어떤 이야기들은 만화가가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서 자기의 생각을 명확하게 전달하지 못하고 예쁘게만 담아 둔 듯한 느낌이 들때도 있어서 아쉬웠다. 결국 만화를 그리는 것도 자신이 즐거워서 시작한 일이겠지만, 건네주는 쪽이 잔뜩 힘을 주어 내밀면 받는 사람도 피곤한 법이다.

자살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내리는 마지막 버스 정류장의 이야기가 가장 완성도 있고, 전개도 무리가 없었다. 충사의 긴 장편보다 그 짧은 단편 하나가 이 만화가의 만화를 또 읽고 싶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참 좋은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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