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저널리스트 : 어니스트 헤밍웨이 더 저널리스트 1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김영진 엮고 옮김 / 한빛비즈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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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과 바다>, <무기여 잘 있거라>,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로 우리나라에 잘 알려진 헤밍웨이는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뛰어난 저널리스트였다. 북미와 유럽을 누비며 저널리스트로서의 삶을 시작했고 1930년대 스페인 내전 현장과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아시아 각국에서 활약하였던 거는 가난한 자들 편에 서서 그들을 위로하고 가식적인 정치인과 거짓말투성이로 일관하는 독재자들을 거세게 비판했다.



헤밍웨이를 떠올리면 은회색으로 빛나는 멋스러운 머리칼, 마음을 울리는 힘있는 문장 그리고 그가 사랑해마지 않았던 쿠바와 모히또가 떠오른다. 이 책을 읽은 후 내 가슴속의 헤밍웨이는 바로 '아는 것만 쓰는' 진실의 저널리스트, 저널리즘 그 자체로 바뀌었다. 그는 불평등하고 부조리한 현실, 거짓말하는 독재자에 대해 매섭게 질책하고 비난하는가 하면 위선자에겐 풍자와 해학을 숨긴 언중유골의 펀치를 날렸다.



헤밍웨이가 저널리스트로 활약하던 약 1세기전의 시대에도 역시 거짓을 일삼는 독재자와 위선적인 정치인, 그리고 가진 건 몸뚱아리 하나뿐인 가난한 자들이 존재했었다. 가난한 자들은 프로파간다에 너무 쉽게 넘어가 무솔리니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목숨을 걸고 전쟁터로 향했다. 그들은 총알을 맞고 죽거나 혹은 인육을 먹는 흰가슴까마귀나 독수리에 의해 처참하게 뜯겨 죽었다고 한다. 에티오피아의 전쟁터에서 부상당해 쓰러지게 되면 잽싸게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려야한다는 것, 이것은 이탈리아 군인에게 하나의 생존 수칙이었다. 아프리카 전장에서 날고 있는 이러한 새들은 무솔리니가 가난하고 힘없는 자들에 대해 가난하고 힘없는 자들을 상대로 아주 노련하게 숨기는 전쟁의 한 단면이다. 자신의 '제국주의 오믈렛'을 완성하는 데 희생시킨 '깨진 달걀'의 모습을 국민 눈앞에서 감춰놓는 무솔리니의 지혜를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헤밍웨이는 말했다.



헤밍웨이는 자신이 직접 보고 겪은 것을 통해 진실을 깨닫고 그 진실만을 글에 녹여내고자 했다. 그래서 그는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직접 보고 겪어서 '아는 것'이 된 후에야 그것을 글로 썼다. 공평한 태도로 세상을 바라보고 판단할 줄 알았던 진실한 저널리스트, 그가 1세기전에 던졌던 메시지들은 여전히 유효하고 가치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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