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플 땐 둘이서 양산을
김비.박조건형 지음 / 한겨레출판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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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비님과 박조건형 님이 쓰신 '슬플 땐 둘이서 양산을'을 읽었다. 박조건형님 페북을 통해 어떻게 지내시는지 대략 보고 있었지만 단편적 정보였는데 책을 읽으니 두 분이 어떻게 서로를 배려하며 일상을 꾸려나가시는지 알 수 있었다.

책의 처음 부분은 금슬좋은 커플이 어떻게 만나게 됐는지를
이야기한다. 두 생활동반자가 일상을 꾸려나가는지 둘이 어떻게 균형을 맞추고 살아가는지는 중요한 이야기다. 누구나 그런 사람이 하늘에서 뚝 떨어져 내 앞에 내려오기를 바란다.

하지만 그런 사람은 가능하지 않고 둘이 끊임없이 맞춰가며 노력해야한다. 맞춰가며 노력한다는 것이 정말 말이 쉽지 세상 어려운 일이다. 상대방의 노력이 너무 당연시 되어 더이상 고맙지 않게 돼 버리거나 나만 이 관계에 대해 애쓸 뿐 상대방은 노력하지 않는다고 생각해 갈등이 일어나기 쉽다.

이 책은 어떤 주제나 상황에 대해 김비님과 박조건형님이 각각의 입장에서 각자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는지가 나와있고 이렇게 서로를 배려하는 노력을 보면서 다시 한번 나는 어떠했는지 돌아 보게 한다. 그리고 이러한 두 분의 노력을 보며 맘이 차오른다. 그동안 내가 인간관계에서 받은 그동안의 상처나 결핍을 이 두 분의 일상을 통해 보상받는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이 두 커플의 알콩달콩함이 이 책의 전부는 아니다. 김비님께서 성소수자로 살아오시면서 겪은 마음부침과 고뇌, 그리고 박조건형님이 우울증을 겪으시면서 느끼는 관계에 대한 고민과 바뀌는 세계관 등이 다시 나에게 화두를 던진다.

장애인으로 살아오면서 장애정체성을 세웠다고 생각했으나 사람들이 나의 장애에 대해 말할 때 느끼는 마음부침, 그리고 우울한 내가 계속 나의 우울함에 대해 말하면 친구들이 힘들어할까봐 눈치보며 전전긍긍한 내 상태가 다시 책에 투영된다. 책을 읽으며 나의 마음을 다시 들여다보고 내가 어떻게 살아야할지를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이 책은 단순히 두 커플의 일상 이야기나 혹은 아주 특수적인 상황에 놓인 두 커플의 일상 이야기가 아니라 모두가 겪고 있는 관계에 대한 고민과 자신을 둘러싼 세계에서 겪는 마음부침을 들여다보게 하고 거기서 자신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할지를 생각하게 한다.

나는 앞으로도 종종 마음부침을 겪고 힘들어하고 사람들 눈치보고 상처받겠지만 그래서 또 이렇게 좋은 사람들에게 위안받고 용기얻으며 살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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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아플까 - 몸과 마음의 관계로 읽는 질병의 심리학
대리언 리더 & 데이비드 코필드 지음, 배성민 옮김, 윤태욱 감수 / 동녘사이언스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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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는 아플까는 저질체력에 결국 회사까지 그만둔 내가 읽을 수 밖에 없었던 필연적 책이었다.

 

스트레스 때문에 몸이 아픈 것이라 생각했다. 회사만 그만두면 나아지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몸은 계속 아팠다. 왜 그럴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신분석학과 과학철학자인 저자들은 네 삶부터 돌아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흔히 질병에 걸렸을 때 우리는 단일 요소들만 생각하기 쉽다. 유전 때문에, 세균 때문에, 스트레스 때문에 등등. 그러나 몸과 마음의 관계, 그리고 삶의 습관들을 점검해봐야 한다.

 

몇 가지 기억에 남는 구절들은 다음과 같다. 흡연보다 더 건강을 악화시키는 것은 경쟁적 태도이다. 의사 결정권이 전혀 없는 직장인들이 상사보다 더 심장마비와 위장 장애로 더 고생한다.

 

일상에서 사용하는 언어도 중요하다. 자신의 말을 어기면 끔찍한 일이 생길 것이라는 어머니의 경고 이후 천식 진단을 받은 아들의 사례처럼 언어를 통한 암시 내지는 최면이 질병의 치료는 물론, 발병에까지 큰 영향을 미친다. 일하기 싫으니 아팠으면 좋겠다는 말을 함부로 내뱉으면 안된다는 것을 절감한 순간이었다.

 

마찬가지로 인간관계나 성격, 감정 표현 역시 질병과 무관하지 않다.

 

가령 부정적 감수성을 지닌 사람은 다른 사람들보다 심장마비가 올 위험이 눈에 띄게 높았다. 매사 집에서 짜증이나 내고 있는 나로서는 가슴 뜨금했다.

 

이외에 인간관계의 중요성도 기억에 남는다. 집안에서 아무 관계도 맺지 않고 사는 사람보다 사람들과 다양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사람이 건강하다는 것이다. 어머니의 경우 친구분들과 수다도 떠시고 사람들도 자주 만나는데, 아버지가 아무도 안만나시니 이 부분을 읽으면서는 그것이 걱정되기도 했다.

 

그러니 이제 매사 남탓이나 하고 약에만 의존하려는 나의 삶을 바꾸지 않는 한 몸은 계속 아플 것이라는 것이 자명해졌다. 마음을 밝게, 그리고 운동도 꾸준히 해야겠다. 아 물론 여기서 마음이 우선이라든가, 몸이 우선이라든가 하는 선후관계는 따질 수 없을 것이다.

 

환자 스스로 마인드 컨트롤하려다가 실패해 벌어지는 정신적 자기 학대로부터 벗어나는 것에서 마음 치료가 시작된다. 마음은 컨트롤 대상이 아니다.

몸과 마음이 같이 가야 한다. 이것이 이 책에서 내가 얻은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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