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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감염되었다 - UN 인권위원의 코로나 확진일기
서창록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3월
평점 :
코로나 감염 후 감염자의 입장에서 소수자의 입장을 두루 살펴본 에세이.
흥미롭게 단시간에 쭉 읽을 수 있었다.
음압격리병동에 CCTV가 그렇게 많은지 처음 알았고,
감염자에게 감시와 질타를 보내는 사회의 매몰찬 시선에 나도 가담하지 않았나 하고
좀 반성해보게 됐다..
생동감있는 문장으로 감염 후 의료를 받은 경험, 주변의 반응, 자신의 후유증 등등
을 감염인의 입장에 비추어 여러 소수자의 입장을 미뤄보면서 이끌어낸 교훈 등이 잘 담겨있다.
공항을 오가며 난민에 대한 고찰이나, 저자가 감염된 계기 등에서 나오는 동유럽 청년과의 만남 부분에 대한 성찰이 정말 좋았고, 오래오래 기억해두고 싶은 문장이었다.
다만,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랄까 걸리는 부분은,,
공공의대 설립에 대한 반대로 2020년 여름 파업을 일으킨 의협에 대한 시각 같은 부분은
못내 걸리고 아쉽다.
저자는 당시의 의료파업을 옹호하고자 함이 아니라고 썼지만,
좋은 게 좋다는 느낌이랄까.
인권 논의를 발전시켜가려면 하나하나 사안에 대해
좀 더 첨예한 물음제기도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면에서는 의료파업과 관련된 부분이 좀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나도 저자와 마찬가지로 의사도 처우개선이나 임금개선을 위해서 얼마든지 의료파업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2020년 파업은, 그런 연유가 아니고, 공공의대 설립 반대때문이다.
(이 파업 때 사촌오빠가 너무나도 슬프게 돌아가셨다....)
물론 이 책이 에세이이고 논문은 아니니. 이해는 가지만,
내가 현안에 대해 좀 더 날카롭게 사고해야할 것이라고 본 이책의 유일한 내용이 의료파업과 관련된 부분이라서 적어봤다.
잠비아의 국가보건요원 중 사회봉사정신이 강한 사람들보다, 자신의 성취를 중시하는 사람들이 모든 척도에서 일을 잘한다...라는 연구 소개는 2020년 공공의대에 대대적으로 반대한 의협 파업의 주장의 근거와 비슷하게 느껴졌다. 코로나 시대의 가치 전환 시대의 패러다임 전환에서 우리는 능력주의를 반성해야 하지 않는가? 또, 잠비아와 같이 국가보건의 토대가 될 인적 자원이 비교적 부족한 국가의 조사결과를 한국의 의료현장과, 같은 선상에서 비교할 수 있나??
losing prosociality in the quest for talent? 라고 근거로 든 연구제목이 적혀 있어서 구글서 금방 찾았는데, 읽어보려다가 그냥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