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부당한 몸 - 장애와 질병에 대한 여성주의 철학 그린비 장애학 컬렉션 2
수전 웬델 지음, 강진영.김은정.황지성 옮김 / 그린비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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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스트 친구들과 스터디하면서 같이 읽은 책. 

이 책의 부제대로 장애와 질병에 대한 여성주의 철학서인데 논의가 매우 정교하다. 

도나 해러웨이식의 몸에 관한 담론에 거리감이나 불편함을 느끼는 여성주의자들에게 추천한다. 

장애가 사회적 구성물임을 이야기하는 점은 1996년 이 책이 처음 쓰여졌던 때만 해도 획기적인 관점이었다. 많은 사회적 요소들이 사람들의 몸에 손상을 입히고 있음에도 사회적 구조는 문제시되지 않았다. 이런 구조의 배경에는 이상적인 몸에서 벗어난 몸, 통제되지 않는 몸은 우리가 스스로의 몸을 거부하도록 하고 그런 몸을 수치스럽고 두렵게 느끼게 하며, 결과적으로 몸에 대한 통제에 대한 환상을 곤고하게끔하는 현실이 있다. 소위 '정상성'만을 쫓게 한다. 

저자는 장애나 만성통증으로 인한 육체적 고통의 실재를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사회적 고통에 초점을 맞추고 이를 분석한다. 또 장애나 질병이 있는 이들의 경험과 관점은 더 풍부하게 이야기되어하며 존중받아야 할 필요가 있다. 

3장 <차이로서의 장애>는 장애를 둘러싼 정치학을 이야기하는데, 여성주의자들에게 많은 시사를 던져주는 장이다. 차이로 장애를 본다는 것은 장애인이 가진 지식과 관점을 찾아내고 존중하며 신체의 완벽함을 추구하고 통제하려는 환상을 포기하는 것이다. 인간의 몸이 가진 취약함을 부정하지 않으면서 받아들이는 것, "몸을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은 이상형을 위해 애쓰는 것이 아니라 실제의 몸을 받아들이는 것에서 온다. 우리 몸이 변하고 나이들고 아프거나 장애를 갖게 되고 그리고 죽을 것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p217)    

마지막 7장<여성주의, 장애 그리고 몸의 초월>이 압권이다. 저자는 통증, 질병, 신체적인 한계를 갖고 살아가기 위한 전략을 장애가 있거나, 만성통증에 시달리는 이가 '몸의 경험을 수용하면서도 압도당하지 않을 것'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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