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 바다 창비시선 403
도종환 지음 / 창비 / 2016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가 도종환 시인의 시들을 좋아하는데다
시집 제목 '사월 사다'를 보는 순간 세월호 참사가 떠올라서
꼭 시집을 구매해서 읽어봐야 겠다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시집을 배송받자마자 목차를 보고
세월호 참사와 관련있는 詩 '
화인(火印)'부터 찾아서 읽었습니다.

도종환 시집 『사월 바다』 pp.114~115

<화인(火印)*>

 

비 올 바람이 숲을 훑고 지나가자...
마른 아카시아 꽃잎이 하얗게 떨어져내렸다
오후에는 먼저 온 빗줄기가
노랑붓꽃 꽃잎 위에 후두둑 떨어지고
검은등뻐꾸기는 진종일 울었다
사월에서 오월로 건너오는 동안 내내 아팠다
자식 잃은 많은 이들이 바닷가로 몰려가 쓰러지고
그것을 지켜보던 등대도
그들을 부축하던 이들도 슬피 울었다
슬픔에서 벗어나라고 너무 쉽게 말하지 마라
섬 사이를 건너다니던 새들의 울음소리에
찔레꽃도 멍이 들어 하나씩 고개를 떨구고
파도는 손바닥으로 바위를 때리며 슬퍼하였다
잊어야 한다고 너무 쉽게 말하지 마라
이제 사월은 내게 옛날의 사월이 아니다
이제 바다는 내게 지난날의 바다가 아니다
눈물을 털고 일어서자고 쉽게 말하지 마라
하늘도 알고 바다도 아는 슬픔이었다
남쪽 바다에서 있었던 일을 지켜본 바닷바람이
세상의 모든 숲과 나무와 강물에게 알려준 슬픔이었다
화인처럼 찍혀 평생 남아 있을 아픔이었다
죽어서도 가지고 갈 이별이었다

 

* 쇠를 불에 달구어 살에 찍는 도장.

 

이 시 외에도 좋은 시들이 많이 수록되어 있는 시집이라

다른 분들께 강력 추천하고 싶습니다. (^0^)b

마음을 울리는 시집입니다.

 

아픈 우리 사회의 모습들을 외면하지 않고 시로 써주고 계신 

도종환 시인께 무척 고맙습니다. (^-^)(_ _)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