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던 라이프
장 줄리앙 지음, 손희경 옮김 / 아트북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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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사회를 관찰하고 그것을 농담조로 담은
내 최근 작업을 모은 것이다.
ᆢㆍ중략ㆍᆢ
기록함으로써 내가 사는 세상을 이해하려하고
그것을 유머와 겸손으로써 이론화하려는 것이다.
전반적으로, 이런 그래픽을 통한 관찰은 내가 살고 바라보는 '모던 라이프'에 대한 농담조의 기록이다.

-[모던 라이프] 중에서, 장 줄리앙의 말


토막 잠이 아닌
토막 휴식, 짧지만 깊게 '잠시 숨' 하며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봄, 여름, 가을은
하늘을 바라보거나, 길을 걸어보거나
(그게 제자리 더라 하더라도 일단)
주변을 관찰한다.

하지만 지금, 겨울은
마치 거북이라도 된 것 마냥
솟아오른 어깨, 움추려든 목을 하고
손을 살포시 모아 바라본다.
손 안의 작은 세상, 스마트폰을.

책의 표지
보이거나 보이지 않는 망(케이블)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며 손을 뻣어 문 아닌 폰을 향한
한 남자의 고군분투가 너무나 잘 와 닿았다.

사실
장 줄리앙을 처음 만난 건
그림이 아니다.

지인이 들고 있던 와인잔,
일자눈,콧수염만 달랑 그려진 거 외엔
다를 바 없는 와인잔에 자꾸만 시선이 갔다.

눈이 마주치면
떨어질 수 없는
이상하고 이상한 그림.

거기서부터 였다.
장 줄리앙과 그의 작품들을 찾아본 것이.
(그렇게 모은 상품은 양말 두 족, 스웨터 한 벌,
그림책 한 권이 있다.)

그의 작품은,
날카롭게 관찰하지만
부드럽게 표현하고
섬세하게 묘사하지만
심각하지 않게, 웃으며 생각할 수 있게 한다.

모던라이프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시간에 쫓기고 일에 쫓겨
월월월월하는 우리의 관계,
그 중에서 핵심 미디어 인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온갖 헤프닝을 무심한 듯 던지고 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아주 단순하면서 절제된 그의 그림 속에
마냥 웃고만 있을 수 없는 포노사피엔스이자
잃어버린 영혼의 소유자인 나를 발견한다.

스마트폰 대신 주변의 물건으로.

작가의 루틴 "창의력 체조"를 작게 작게
해 나가야겠다. 내 주변의 물건으로.

내 눈에만 보이는 사물의 모습을 하나 하나
숨은 그림찾기 처럼.

나는 늘 내 주위에 있는 것에 놀랄 수 있고
놀이를 통해 형태와 그 의미에 의문을 던진다.

삶을 풍요롭게 하는 건
역시 놀이. 하나의 시작, 하나의 매듭을 질
놀이를 하며 나의 세계, 주체적인 삶을 만들어
봐야겠다. 일상예술가로. 생활예술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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