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돈을 아는 아이는 꾸는 꿈이 다르다 - 하루 20분씩, 엄마와 함께하는 초딩들의 돈 공부!
성유미(원더깨비) 지음 / 잇콘 / 2020년 2월
평점 :
어린이날을 맞이하여
할머니 할아버지가 주시는 용돈을
거절하지 않고 덥석 받는 아이들을 보며
민망함과 부끄러움을 느끼는 나.
받은 돈으로 당장 슈퍼마켓과 문구점으로 달려갈 아이들을 막는 나.
울 엄마와는 달리
엄마의 가방이라는 블랙홀로 사라지는 돈이 아닌
아이의 지갑이라는 공간에 보관되었다가 사용하는 돈이 되길 바라는 나
하지만
단순히 써버리는 소비자가 아닌
무언가 다른 어떤 것을 만다는 생산자로의 아이가 되었으면 하는 나
가수 조성모의 노랫말처럼
내 안엔 내가 너무 많다.
어릴 적
어른들은 늘 말씀하셨다.
열심히 일하고
알뜰히 모아
차곡차곡 저축하라고만.
돈을 벌고, 모으는 법을 배웠으나
돈을 어떻게 쓰고, 좋은 방향으로 다룰 수 있는지는 모르고 컸다.
돈을 안다 = 돈을 밝힌다
부자 = 놀부, 스쿠루지 같은 인색하고 매정하고 메마른 사람
그런 생각, 그런 이미지가
나의 뇌리 깊숙이 박혀있었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더 절실히
돈이 전부, 행복은 아니지만
돈이 어떠한 불편함을 해소해주고,
주변을 돌아보는 여유를 가지게 해주는 요소임을 깨닫는다.
아이들의 돈을
아이 스스로 잘 다룰 수 있도록
부모는 어떤 말과 행동을 해야 할지 알고 싶어 읽게 되었다.
아이 있는 집에는 있을법한 에피소드
엄마와 두 아들의 대화 안에 너무 자연스럽게 녹아있는 돈 공부였다.
교환가치, 수요와 공급의 원리, 유통의 흐름, 신용화폐와 아웃소싱 등
다소 어려운 개념을 아이의 눈높이로 이야기 하고 있다.
‘아 이렇게 하면 되는거였구나!’하고 무릎을 탁 쳤다.
p39
엄마 :엄마가 회사 사장님이 해야 할 일을 대신 해 준 대가로 돈을 받는 거야. 이걸 ‘근로소득’이라고 해.
둘째 : 용돈 주는 건가?
엄마 : 용돈이랑은 조금 개념이 달라. 엄마의 시간이랑 사장님의 돈을 바꾼다고 생각하면 돼.
첫째 : 아하~ 사장님이 바쁘니까 엄마가 사장님 일을 도와주고, 사장님은 대신 돈을 주는 구나?
물고기를 잡아 주는 게 아니라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고,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아닌
가꿀 수 있도록 알려주는 나무가 되라고 이야기한다.
p9
많은 부모들이 자신들의 대에서 부를 축적해 아이들에게 물려주고자 하지만, 정작 그 아이들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남는 법을 알지 못하면 부를 물려받는다고 해도 지키기 어려운 건데 말이죠.
p225
온실 속 화초처럼 그저 곱게만 키우다가 성인이 되자마자 “자, 이제 네 꿈을 펼쳐봐“라며 사회에 내보내는 건 부모가 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경제와 경제교육은
어떤 특정한 공간에서만이 아닌
우리가 살고 있는 장소, 함께 하는 시간 속에서 이루어져야 함을 이야기한다.
p31
곰곰이 생각해보니 우리 생활은 모든 게 다 ‘경제활동’으로 이루어져 있더라고요. 물건을 사고파는 행위뿐만 아니라 무언가를 선택하는 일, 그리고 친구와 장난감을 바꿔 쓰는 행위, 심지어는 아이들과 함께 다니던 코인 빨래방까지도요. 일생에서 함께 경험하던 일들이 모두 경제활동이라고 생각하니 할 이야기가 정말 많더군요. 그래서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리고
현명해진 소비자가 나아가야하는, 나아가고 있는 현실도 짚어준다.
p173
생각해보면 이제는 누구나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시대가 된거죠. 아직까진 그저 ‘소비자’의 삶을 살고 있는 둘째도 ‘생산자’의 꿈을 꿔본 적 있을지 궁금해지네요.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각본에 끌려 다니는 것보단 인생의 글을 스스로 꾸려 나간다면 좋겠는데 말이죠.
미래 지향적인 아이,
미래 능동적인 아이로 키우기 위해
필요한 것 중 하나가 경제 교육임을 이야기하고 있다.
p180
어떻게 하면 로봇을 지배하는 사람으로 아이들을 키울 수 있을까요. 저는 경제교육이 그 시작이라고 믿습니다. 엄마표 경제교육에 좀 더 박차를 가해야 하는 이유기도 하고요.
어린이날 받은 용돈을
자매와 함께
쓰고 없애는 것이 아닌
아이가 원하고
아이가 바라는
현재 뿐 아니라 미래를 위한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쓰임새를 함께 이야기 나눠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