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줄이 툭! 한울림 꼬마별 그림책
전해숙 지음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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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줄이 툭!

아이들도 저도,

“고무줄이 툭!”
“고무줄이 툭?”
“고무줄이 툭.”

하며 여러번 외칩니다.

고무줄이 툭과 함께
쭈욱 나오는 입.

고무줄이 툭과 함께
머릿속에 떠오르는 뒤에 감춰진 서술어.

고무줄이 툭과 함께
이야기하게 되는 서로의 경험들.

과연 우리의 생각과
표지 속 아이에게 벌어질 일이 맞을지
확인해 봅니다.

운동회 날입니다.

엄마는
용돈도 주고, 새 체육복도 사주셨습니다.

하지만
바쁜 엄머와 아빠
운동회에 오시지 못합니다.

성빈이는 마음속으로 계속 생각합니다.

새 체육복은 너무나 큽니다.

엄마에 대한 원망은 잠시
성빈이는 그저 바지가 클 뿐이라고
나는 빨리 달릴 수 있으니 괜찮다고 합니다.

그런데
넘어집니다.

이게 다 엄마 때문이야!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에 있는 시간은

엄마 아빠와 잠시 헤어져있는 시간,
엄마 아빠가 아닌 선생님과 친구들과 함께 하는 시간,
아이가 홀로서기를 해야 하는 시간 이지요.

아이만 아는 이야기
엄마 아빠는 짐작만 할 뿐 모르는 이야기.

성빈이는
가족과 함께하는 학교 운동회에
가족과 함께가 아닌 혼자 참여합니다.

엄마 아빠의 사정은
아이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듯하여 마음이 더 아팠습니다.

스스로
괜찮아 나는 괜찮아하는 성빈이가
우리 자매들과 겹쳐 보이기도 했습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체육복 바지는 너무나 컸고
그런 바지를 잡고 뛰다 넘어집니다.

아이는
울고 픈 마음 꾸욱 참고
성빈이는 다음 경기에 뛰어듭니다.

며칠 전
큰 아이가 수영대회에 참가했던 날.

주말, 정신없는 와중에
큰 아이가 아닌 작은 아이의 수영가방을 들고 와버린 엄마.
수영복을 제외한 수모, 수경은 둘째 아이 것이었습니다.

당황한 엄마지만
아이는 “괜찮아요.”라며 동생의 수모와 수경을 착용하고
대회에 참가합니다.

멋지게 다이빙하여 입수한 큰 아이.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선두로 나아가는 아이.

중간 지점까지 나아간 후
아이는 잠시 멈춥니다.

쓰고 있던 수경이 보이지 않습니다.
멀쩡했던 수경은 그날따라 한쪽 끈이 빠져버렸던 거지요.

아이는 다시금 팔과 다리를 저어,
골인 지점까지 헤엄쳤습니다.

마지막 주자로 들어왔지요.

저는
“일등할 수 있었는데” 라는 안타까움과
“내가 잘 챙겼더라면. 나 때문이야.”라는 자책감과 미안함으로
어쩔 줄 몰랐습니다.

가만 서 있는 저에게
큰 아이는 환히 웃어주었습니다.

“미안해, 엄마가 가방을 제대로 가져왔다면…” 하는 저에게 아이는
“괜찮아요. 엄마”라고 답해주었습니다.

아이에게 오히려 위로받은 순간이지요.
아이와 대회 참가의 느낌에 대해,
그리고 실력과 운이라는 것에 대해서도 함께 이야기 나눈 시간이었습니다.

대회에 참가에 상을 받아야지, 좋은 성적을 내야지가 아니라
수영 자체를, 그리고 다양한 아이들과 함께 무언가를 하는 것만으로
즐거워하는 아이에게 또 한가지를 배웠지요.

성빈이와 우리 집 큰아이가 자꾸 겹쳐보였습니다.

아이의 단단함을 더 믿어줘야겠습니다.

점점 아이와 함께 하지 못하는 시간이 늘어갈 테지만
다시 만나 서로 떨어져있던 시간의 이야기를 함께 나누는
그런 사이가 되고 싶어요.

p.s: 성빈 엄마와 미니 엄마
사이즈와 아이들 가방은 헷갈리지 말아야겠죠?
반성합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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