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달리와 조잘조잘 목도리 높새바람 45
한수언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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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달리와 조잘조잘 목도리
한수언
바람의아이들

아이들과 표지를 한참동안 바라보았습니다.

살금살금 발걸음이 느껴지는 뒷모습의 아이,
얼굴에 토끼처럼 보이는 가면을 쓴 아이,
동물원은 아닌
작은 우리 안에 갇혀 있는 개들.

큰 아이는 단번에
동물보호소 같다고 했어요.

둘째 아이는
강아지들이 밖으로 나가고 싶어 하는 것 같다고 하고요.

이름처럼 보통의 아이들(남)과는 조금 다른 아이, 달리
4학년 여자아기, 달리는
오늘도 엄마 옷장을 뒤집니다.
(나 역시 울엄마 옷장 탐험대였던 꼬꼬마 시절이 있었죠.)

오래된 가구, 오래된 옷 속에서
달리 만이 소화할 수 있는 아이템을 찾아
나만의 복고풍 패션을 완성시키는데 여념이 없는 남달리.

우연히
오래된 보랏빛 한지 상자를 발견하게 됩니다.

호기심에 뚜껑을 열어보니
오래된 털목도리와 외할머니의 가죽 노트와 사진 한 장이 담겨 있었지요.

알쏭달쏭한 외할머니의 사진과 일기장
이민 간 외할머니의 친구가 보내준 목도리.

토끼 목도리는 봉래라는 촌스러운 이름도 가지고 있었지요.

봉우리 위의 위대한 예언이라는 인디언 식 이름
자칭 인디언 전사들의 수호자이며 예언자였다고 주장하는 말하는 토끼 목도리의 이름을,
달리의 외할머니가 줄여서 부른 이름이었지요.

토끼 목도리를 두른 달리.
취향만 남다른 남달리가 아니라 동물과 의사소통을 나눌 수 있는 남달리가 됩니다.

백회나 작가의 그림책 알사탕에서
얼룩 무늬 알사탕을 먹은 동동이가 강아지 구슬이와 대화하는 것처럼

달리 역시
반려견 초코와 같은 동에 사는 돈키와 그리고 이웃 동물들과 이야기를 나누게 됩니다.

“그래도 우리 집에선 내가 제일 좋지?”
“그야 물론, 엄마가 제일 좋지.”
달리는 어안이 벙벙했다.
“엄마는 날 정말 편안하게 해 줘. 산책도 자주 시켜주고 귀찮게 하지도 않아.
배변판에 똥 잘 눴다고 간식도 꼬박 꼬박 챙겨주지. 클래식 음악 들으면서 엄마랑 같이 소파에 앉아있으면 어찌나 마음이 평화롭던지.“ p25

죽은 쥐를 생각하면 오싹했지만 고양이 입장에서는 최고의 선물을 한 셈이다.
달리는 어미 얼룩이의 마음 씀씀이에 가슴이 뭉클했다. p38

"난 다신 인간을 믿지 않아.“ p54

"인간들이란 이기적이어서 원래 자기중심으로 세상이 돌아간다고 생각하지. 작은 인간이 아직 어려서 마음의 상처가 크겠지만, 세상살이란 게 원래 다 그런 것이다.“ p25

아이들과 함께 읽으며
우리가 얼마나 ‘나’만의 생각, 동물을 사람처럼 생각했는지 느끼며 읽었지요.

동물의 눈높이, 동물의 입장에서 그들이 어떻게 느끼고, 생각할지에 대해서 생각을 안 했어요.

책을 읽다가 밥을 먹으며,
자신들 앞에 놓은 물고기를 새롭게 바라본 아이들이었어요.

살기 위해 먹어야하는 생명.
감사하는 마음으로 먹고, 남기지 않고 버리지 않고 열심히 먹고, 열심히 살아가면 되지 않을까 함께 생각도 했지요.

"내가 살던 시대에는 동물과 인간이 서로 균형을 이루며 조화롭게 살았지. 인디언 부족들은 땅과 하늘에 있는 것들을 평등하게 대하려고 노력했다. 욕심부리지 않고 자기들이 먹을 만큼 채집하고 사냥을 했지. 그들은 사냥으로 동물을 죽일지언정 마지막 순간까지도 예를 갖추고, 죽은 동물의 영혼을 위해서 기도하는 자들이었다.“ P100

선거 운동을 위해 교회 주차로를 막아버리는 후보자, 추호탕
선거 당선을 위해 동물을 사랑하는 척하는 두 얼굴의 후보자, 복성자

국민을 대표해 나라를 위해 일하는 어른들의 부끄러운 일면일 뿐 아니라
자신만의 생각, 자신만의 작업, 자신만의 대의를 위해 정작 자신의 아이들이나, 주변을 돌아보지 못하는 어른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엄마는 얼굴이 붉어졌지요.

“어린 애들이 당돌하네? 네가 이긴 것 같지? 근데 말야. 세상이 그리 호락호락하진 않거든. 떠돌이 개들 따위, 사람들 머릿속에서 금방 지워질 걸? 지금은 꽤 들끓은 것 같지만 아주 잠깐이라고. 잠잠해지면 다시 나오면 되는 거야. 알겠니 꼬맹아? 부디 그때까지 별일 없이 건강하렴, 호호호.” p144

피자 선거(임지형/이예숙/개암나무)에서
무언가를 대표한다는 것, 대표하는 사람의 마음가짐,
부정선거와 양심선언
그리고 그 후의 해결방안을 이야기 나눴던 기억도 다시금 떠올랐고요,

남달리는 원수에서 동료가 된 요요소년 은찬, 동물을 사랑하는 공대생 경수와 함께
깡치와 콩이 등 동물보호소에 갇혀 고통당하는 동물들을 위해 행동을 시작합니다.

동물보호소에 잠입해, 동물들의 이야기를 듣고,
동물보호소의 열악한 환경을 영상으로 담아, 인터넷에 올립니다.

복성자와 복성자의 동생이 운영하는 동물보호소의 실태를 세상에 알립니다.

그리고 동물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더 나은 삶을 위한 운동을 하는 단체들이
남달리 등에게 힘을 실어줍니다.

“너희 작은 인간들, 지금까지 제법 잘 싸워왔다. 곧 다른 인간들도 너희 노력을 알아주고 함께 해 줄 것이다. 이건 모두의 문제이기 때문이지.”p101

정의로운 토끼 소녀 남달리,
용감한 개 소년 고은찬,
거첨없는 고양이 오빠 경수는 세상의 관심과는 상관없이
계속 곤경에 처한 동물들을 구해내는 일을 하기로 하며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사람처럼 세상의 모든 것들이 말을 걸어온다면
우리는 어떨 것인지
이야기를 걸어오는 그들에게 미안함이나 두려움 없이
즐겁게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주변의 생물들을 대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한 책입니다.

생각에서 그치지 말고, 행동으로 함께 하는 엄마와 아이들.
우리들의 방학 생활 중 하나가 또 탄생했네요.

동네 한바퀴, 동물들과 사이좋게 지내는 법 실천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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