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 잘 쓰는 법 자신만만 생활책
이고은 지음 / 사계절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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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면 
가장 먼저 무엇을 할까요? 

아이들은 
책상으로 갑니다. 

세수도 잊고요. 

공부? 숙제? 
아니에요. 

어제 읽다 만 책? 
아니에요. 

자매는 어제 가지고 놀던 장난감을 가지고 
어제 하다만 놀이를 이어갑니다. 

아침부터 말이죠. 
(평일이고 주말이고 일단 아침을 여는 아이들만의 의식) 

- 토요일 오전 7시 30분- 

책상이 아닌 
책상 의자가 아침의 아이들 책상입니다. 

-오전 11시- 
언니가 열심히 수영을 배우는 시간. 

아빠, 엄마. 동생 세 사람의 책상의 모습입니다. 
수영장의 책상에서 책을 읽는 아빠. 
청소를 시작하는 엄마. 
무언가를 만들기 시작하는 동생. 
각자의 공간, 각자의 책상을 찾아 무언가를 합니다. 

밥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고, 
공부를 하고, 일도 하고, 
좋아하는 일, 싫어하는 일, 
꼭 해야 하는 일, 하고 싶은 일, 하기 싫은 일, 
무언가 몰입하는 일, 그냥 아무것도 안하고 멍하니 있을 일. 

책상은 예상보다 더많은 시간과 다양한 일과 ‘나’와 많은 것을 함께 하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 

아이들과 책상에 대한 얘기를 나눴습니다. 

아빠 “무언가가 자라는 공간이에요” 
엄마 “하루를 같이 하는 운동장이에요.” 
언니 “책상은 우리를 알아주는 나무에요.” 
동생 “책상은 우리를 포근하게 해 주는 자리에요.” 

우리가 책상에서 보내는 시간을 정말 꽤 길었습니다. 
책상에서 하는 일도 다양했습니다. 

(책상에서 가장 즐거운 작업) 
아빠 
“나에 대해, 가족에 대해, 일에 대해 생각하는 일이 가장 재미있어” 
엄마 
“책을 읽는 시간이 제일 즐거워. 거기에 차나 커피가 있으면 딱 이지.” 
언니 
“친구와 같이 숙제하는 것이요. 힘들지도 않고, 가끔 얘기도 주고 받아요.” 
동생 “언니와 같이 책상에 앉으면 뭐하든 다 재미있어요. 

지금 나의 책상 위의 모습 사진도 찍어보았습니다. 

책을 함께 읽었습니다. 
오늘의 책 읽어주는 사람은 바로 아빠입니다. 

‘선생님한테는 다 보인다’라는 문구에 엄마도 덧붙입니다. 
“엄마한테도 다 보인다!”라고요. 

책 속지부터 흥미롭습니다. 
책상에서 몰래 자기 

엄마도 아빠도 
학창시절 몰래 잤던 기억을 더듬으며 하나씩 골랐어요. 
하지만 두 아이는 “안돼!”를 외치며, 꾸벅 꾸벅 한 적은 있지만 깨려고 애썼던 경험을 들려주더라고요. 

엄마인 제가 지금 생각해도 가장 이상한 몰래 하기는 
도시락 까먹기 였어요. 

저도 몰래 하기에 일가견이 있어서 
몰래 음악 듣기 
몰래 만화 보기, 그리기 
몰래 필통 만들기 
(피자박스로 필통 만드는 게 유행인 때도 있었던 시절) 
몰래 친구와 쪽지로 대화하기 등등 많은 것을 해 봤는데 

한 가지 안 해본 것은 몰래 도시락 까먹기였어요. 
분명 도시락의 냄새가 교실에 퍼질 텐데, 
짝궁의 도시락 까먹기 신공을 곁눈으로 보며 
‘선생님은 이 냄새가 안 나시는 걸까?’ 의아해 했던 기억이 났어요.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선생님이 아시고도 눈 감아 주신 것 같아요. 

한참 크는 아이들 
‘얼마나 배고팠으면?’하면서… 
아니면 그냥 귀찮으셨을 수도 있고요. 

급식세대인 우리 아이들과 
날 때부터 바른 생활 도덕적 인간인 우리집 남자에게는, 
상상도 안 될 만한 이야기가 엄마 입에서 술술 나왔답니다.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 책상과 찰칵 
책상이 주인공인 사진은 하나도 없어요. 
하지만 다양한 공간의 책상이 우리와 함께 하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2학년 김예서 양의 방에서 이야기는 시작합니다. 

아빠의 목소리를 들으며 
아이들은 예서의 방을 구경했어요. 

아이들은 숨은 그림 찾듯 
예서의 방에서 자기가 좋아하는 것들을 발견했어요. 

언니는 1학년 때부터 좋아하고 자주 읽는 
<자신만만 생활책> 시리즈를 찾았어요. 
(그 중 <옷 잡입는 법>을 가장 좋아한답니다.) 

세계 여행과 우주 여행에 관심 많은 동생은 
자기 방에도 있는 지구본을 찾고 좋아합니다. 

이어지는 이고은 작가의 작업실. 

햇빛이 들어오는 창밖도 
창 안과 밖의 나무들도 
때때로 위치가 바뀌는 책상도 
우리 집 거실, 책상과 닮아있었어요. 

언니 
“우리 집 책상은 영화 볼 때 벽으로 가는데…” 

작가님의 작업실이 마냥 신기했습니다. 
마감이 다가올 때의 초조함과 바쁨도 느껴졌고요. 

동생 
“우린 뭔가 신나가 놀고 나면 이렇게 되는데, 그치 언니?" 

책상 사용법을 보다가 

우리 가족에게도 작년 처음 만났던 책상이 떠올랐습니다. 
비행기 의자에 붙어 있던 책상 말이죠. 

글처럼 
아이들도 비행기 의자에 붙어 있던 책상이 좋았나 봅니다. 
그 책상 위에서 책 말고 그림 그리고, 밥도 먹고, 인형을 올려놓고 놀았다며 또 타고 싶다고 말하네요. 

하지만 
아빠는 기차나 비행기의 책상이 무척 불편하다고 합니다. 
엄마는 비행기든 기차든 좋습니다. 언제든 타고 싶어요. 
(책상 얘기는 빠진 엄마) 

도서관에도 책상이 많아요. 
아기 때부터 동네 작은 도서관부터 규모가 큰 도서관까지 자주 이용했던 자매들. 

다양한 크기와 모습의 도서관처럼 
도서관 안의 사람들과 도서관의 분위기도 다 다르지요. 

하지만 ‘배려’라는 키워드는 다행히 잘 알고 있더라구요. 

도서관 책상도 
책 읽는 책상, 밥 먹는 책상, 잠시 쉬는 책상, 
책을 찾는 책상, 무언가 배우는 책상, 
원화를 전시하는 책상 등 쓰임새를 같이 이야기 나눴어요. 

두 아이는 거실의 책상을 마당으로 옮기고 싶다네요. 

좋은 공기 마시며 
책상 위에서 놀다가 
책상 옆으로 나가 뜀뛰기도 하고 줄넘기 하고 싶다고요. 

“따스한 날에는 마당용 책상을 펴 줄게~” 
아빠가 약속합니다. 

책상의 친구 책. 
책에 관한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책이라는 단어의 어원을 쉽고도 재미있게 
그림과 글로 알려줘서 이해가 쉬웠어요. 

오늘 우리 가족의 책 읽는 방법이어요. 
이야기가 길어져서 아빠 - 언니 - 엄마 - 동생의 순서로 
소리내어 읽었답니다. 

마지막으로 어릴적부터 지금까지 
‘책상에 앉아 우리는 무엇을 했나’ 
사진을 보며 시간 여행을 했습니다. 

☆ 

마지막으로 
아이들에게 갖고 싶은 책상은 어떤 것인지 물어 보았요. 

두 아이는 서둘러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어요. 

짠~ 

큰아이는 
자신만의 옷을 디자인하는 작업실과 책상을 그렸어요. 
책상은 우리 집 거실에 놓인 가족 책상. 
계속 이 책상과 함께 하고 싶다는 소망도 작게 이야기했지요. 

작년, 팔라우 돌고래와의 만남을 소중히 하는 둘째는 
바다 속에서 책상을 발견한 고래와 자신을 그렸어요. 
고래와 책상 위아래 옆으로 잡기 놀이도 하고, 숨바꼭질도 하고, 
그러다 지치면 그 위에 누워 쉴 거라면서요. 

하교 길에 
책에서 봤던 문구와 도구를 떠올리며 
문구점에 들러보기로 했답니다. 
물론 내가 갖고 있는 문구와 필요치 않는 문구를 확인하고 말이죠.

책을 통해 
평소에는 의식하지 못했지만 
가장 많은 시간, 무언가를 함께 하는 친구인 
‘책상’을 알아보고, 
‘책상’을 잘 쓰고 소중히 하는 마음을 
함께 이야기 나눈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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