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서평은 르온서평단에서 도서를 제공받고
솔직한 후기로 작성된 글입니다.
제목부터 절대 열면 안 된다고 하니 아이는 오히려 더 궁금해하더라구요 얼른 보고싶다고 하면서펼쳤는데, 역시나 시작부터 심상치 않더라고요. 무섭기만 한 공포책도, 웃기기만 한 이야기책도 아니었어요. 조금 으스스하고, 많이 엉뚱하고, 다음 사건이 계속 궁금해지는 책이었어요.
평범해 보이는 스터몬 초등학교에 난방기가 고장 나고, 급식 메뉴는 갑자기 파이와 아이스크림으로 바뀌고, 체육 시간에는 립이 다쳐 사라져 버려요. 하나씩 보면 우연 같은데 계속 이어지니 알렉산더의 ‘괴물 감지 레이더’가 작동하기 시작해요.
그런데 이번 괴물의 정체가 정말 기발했어요. 바로 육식채소들! 평소에는 아이들에게 “채소도 먹어야지, 몸에 좋아”라고 말하는데, 이 책에서는 오히려 채소들이 아이들을 노리고 있으니 설정부터 완전히 뒤집혀 있어요. 당근, 브로콜리 같은 익숙한 채소들이 무시무시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게 무섭다기보다 자꾸 웃음이 나요.
특히 좋았던 건 책 전체가 정말 알렉산더의 비밀 노트를 몰래 펼쳐보는 것처럼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에요. 삐뚤빼뚤한 글씨와 낙서, 화살표와 그림을 따라가다 보면 ‘책을 읽는다’기보다 사건의 단서를 하나씩 찾아가는 기분이 들어요. 글밥이 아주 적은 책은 아닌데도 페이지가 술술 넘어가는 이유가 바로 이 구성 때문인 것 같아요.
육식채소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것도 재미있었어요. 매일 잘리고, 썰리고, 삶아지고, 결국 아이들에게 먹히는 채소들이라니! 사람 입장에서는 황당한 악당이지만 채소 입장에서 보면 나름 억울할 만도 하겠다 싶더라고요. 그래서 단순히 괴물을 물리치는 이야기가 아니라 “반대편에서는 이 일이 어떻게 보일까?” 하고 생각해볼 거리도 자연스럽게 생겼어요.
특히 그림책에서 조금씩 글밥 있는 책으로 넘어가는 아이부터 혼자 재미있게 읽을 책을 찾는 초등 중학년까지 두루 추천하고 싶어요. 짧은 글과 그림, 노트처럼 꾸며진 재미있는 구성이 어우러져 긴 글에 아직 부담을 느끼는 아이도 편하게 시작할 수 있고, 책을 제법 읽는 아이도 엉뚱한 사건과 미스터리를 따라가는 재미가 충분해요.
평소 책 읽기에 쉽게 흥미를 붙이지 못하는 아이, 추리나 미스터리·살짝 오싹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아이, 무엇보다 “다음엔 무슨 일이 생기지?” 하며 스스로 책장을 넘기는 재미를 느끼게 해주고 싶은 아이에게 추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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