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낼 필요는 없습니다”라는 제목을 처음 봤을 때는 화를 참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읽다 보니 이 책은 화를 억누르는 방법보다 내 감정이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 들여다보는 법을 이야기하고 있었어요.책에는 부정적인 감정에서 벗어날 수 있는 50가지 마음 처방이 담겨 있어요. 한 편 한 편이 길지 않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데, 이상하게 몇 장은 책장을 넘기지 못하고 한참 머물게 되더라고요.특히 기억에 남았던 건 ‘마음속에 사나운 개가 있습니다’라는 팻말을 상상해 보라는 이야기였어요. 평소 친절한 사람도 몸이 아프거나 힘든 일이 있는 날에는 평소와 다르게 행동할 수 있잖아요. 누군가의 날카로운 말과 행동을 곧바로 ‘나를 싫어해서 그런가?’라고 받아들이기보다, ‘저 사람에게도 내가 모르는 사정이 있을 수 있겠다’고 한 번 생각해 보는 것. 그 짧은 생각 하나가 내 마음을 지켜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또 우리가 스스로를 힘들게 만드는 생각에 대한 부분도 인상 깊었어요.‘모두가 나를 좋아해야 한다.’‘나는 실수하면 안 된다.’‘모든 일이 내 뜻대로 되어야 한다.’ 특히 상대가 나와 다르다는 걸 알면서도 은근히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바뀌기를 기대했던 순간들이 떠올랐어요. 상대를 바꾸려고 애쓰느라 오히려 내가 더 지쳐 있었던 건 아닐까 싶더라구요‘분노가 치밀 때 딱 24시간만 반응을 늦춰보세요.’, ‘마지막 한마디는 참으세요.’ 같은 조언도 현실적이어서 좋았어요. 화가 난 바로 그 순간에는 꼭 해야 할 말처럼 느껴지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 말까지는 하지 말걸’ 하고 후회할 때가 있으니까요. 감정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감정과 행동 사이에 잠깐의 시간을 만들어주는 연습처럼 느껴졌어요.‘기다림의 근육을 단련하는 법’도 기억에 남아요. 무엇이든 빠르게 결과를 얻는 데 익숙해진 요즘, 기다리는 힘 역시 마음의 근육이라는 이야기가 새롭게 다가왔어요.이 책을 읽고 나서도 아마 화는 날 거예요. 서운할 때도 있고,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마음이 흔들리는 날도 있겠지요. 하지만 예전처럼 그 감정에 바로 끌려가기보다 ‘지금 내가 왜 화가 났을까?’ 하고 한 번쯤 내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을 것 같아요.화를 내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것보다,화에 휘둘리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것.“화낼 필요는 없습니다”를 읽으며 배운 가장 마음에 드는 처방이에요. 이 서평은 르온서평단에서 도서를 제공받고 솔직한 후기로 작성된 글입니다.#화낼필요는없습니다 #허첸핑 #나비스쿨 #르온서평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