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과 만난 소년
임홍순 지음 / 클래식북스(클북)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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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거의 없던 소년 진영과 그런 아이의 곁을 오래 지켜보는 교사 이진석의 이야기를 읽으며, 한 아이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 꼭 대단한 말이나 특별한 방법이 필요한 건 아닐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에게 자꾸 이유를 묻거나 빨리 달라지기를 바라기보다, 마음을 열 때까지 기다려 주는 것. 말로 꺼내기 어려운 마음을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가만히 곁을 내어 주는 것. 그 시간이 쌓이면서 그림은 진영에게 단순한 그림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을 세상 밖으로 꺼내놓는 또 하나의 언어가 되어가요.

특히 인상적이었던 건 선생님이 아이를 일방적으로 변화시키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이었어요. 학창 시절에는 오히려 그림 그리기를 싫어했던 선생님 역시 그림을 통해 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보게 되고, 아이와 함께 조금씩 달라져요.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것이 어쩌면 서로의 삶에 흔적을 남기며 함께 자라는 일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며 자꾸 아이를 키우는 제 모습도 돌아보게 되었어요. 아이가 조금 느리거나 엉뚱한 방향으로 가는 것처럼 보이면 나도 모르게 먼저 답을 알려주고 싶고, 빨리 제자리로 돌아오게 해주고 싶을 때가 있으니까요.

하지만 모든 아이에게는 자기만의 속도가 있고, 꽃이 피는 계절도 다르겠지요. 지금 당장 눈에 보이는 변화가 없더라도 마음속에서는 자신만의 뿌리를 조금씩 내리고 있는 것 같아요.

좋은 어른이란 아이보다 앞서가며 길을 정해주는 사람이 아니라, 아이가 자기 길을 찾을 때까지 너무 멀어지지 않고 곁을 지켜주는 사람같아요.

저도 아이가 아직 자기 계절을 만나지 못해 머뭇거리는 순간이 오더라도 조급해하지 않고 기다려 줄 수 있는 어른이 되야겠어요.


이 서평은 르온서평단에서 도서를 제공받고
솔직한 후기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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