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외벌이 가정이었던 때와 다르게 요즘은 여자들도 경제활동을 비슷하게 하는 가정이 늘어나면서 더이상 여성에게 결혼은 경제적 안정을 찾기 위한수단이 아니다. 즉 가부장의 권위와 경제력에 기대어 생존과 안전을 보장받는 시대가 아니기에 도리, 의무, 결혼으로 맺어진 관계라는 이유로 사랑이 없는 결혼생활을 이어나가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또한 부부가 동등하고 순수한 관계가 되면서 가정 분위기가 민주적으로 변하게 되고 아이와도 양질의 친밀감을 추구하게 된다. 자식이라고 해서 반드시 부모를 부양해야 한다는 분위기도 사라지게 되었고 부모 역시 예전처럼 권위적인 존재가 아니라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자녀에게 좋은 영향을 주려고 노력하는 존재로 바뀌고 있다.요즘 여러 tv 양육프로그램들을 보면 아이의 문제는 곧 부모의 부적절한 양육태도 때문이라는 인식을 가지게 된다. 오은영 박사님의 솔루션을 보며 우리가 부모님에게 받지 못한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고 분노하기도 슬퍼하기도 한다. 또 연예인들이 토크쇼에서 부모님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표시하고 눈물을 흘릴 때 공감하면서도 씁쓸한 마음을 가지기도 한다. 성공한 사람은 부모님도 지지적이라 세상에 대한 신뢰, 높은 자존감 등 정신적인 건강함에 있어서까지 우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작가는 이를 심리적 수저론이라고 하며 건강한 마음, 당당한 멘털, 바른 심성까지 입에 물고 태어나는 수저에 담겨 있다고 말한다. 마음마저 수저계급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니 자녀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 비극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출산을 거부하는 세대가 생기게 되었다. 그런데 이렇게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다른 구성원들에게 상처를 줄까 봐 조심하는 세대가 자신이 조금이라도 피해받거나 손해를 봤다는 생각이 들면 참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자신의 요구를 관철시키려는 도구로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나 ‘아동 학대죄’를 악용하여 공격하는 직원이나 학생들의 이야기를 종종 듣게 된다. 아무도 준 적 없는 권리를 주장하는 이들의 심리는 무엇일까. 작가는 이러한 갑질의 기본적 전제는 특권의식이라고 설명한다. 이는 내가 특별한 존재이므로 나의 이익을 위해 너희들이 봉사해야 한다는 인식인 ‘자기애’와 깊은 관련이 있다. 어릴 적부터 ‘남들과 차별화될 수 있다면 많은 것을 누리게 될 것이고 그때는 지금처럼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된다.’는 가르침을 받고 자란 사람은 특정 대학에 입학하거나 특정 직업을 가지게 된 순간 많은 보상과 이익이 약속되어 있고 그것이 기본적인 계약의 내용이라고 믿는다. 이렇게 특권의식과 자기애를 가진 개인은 성과에 의한 보상이라는 개념을 가지지 않고 고용관계, 소속과 같은 관계 자체가 자신에게 어떤 보상을 약속하고 있다는 인식을 가진다. 개인의 실제적 성과와 관계없이 보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과대 해석하여 높은 가치와 보상을 기대하는 비현실적인 태도를 가지게 된다. 최대한의 권리를 행사하는 누군가가 있다면 나도 그만큼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는, 털끝만큼도 손해를 볼 수 없다는 열의가 마음 속에서 불타오르는 것이다. 이것은 허구 속의 누군가와 평둥해지고자 하는 평등에 대한 집착으로도 볼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특권의식을 가지고 갑질을 하는 사람의 심리적 매커니즘을 이해할 수 있었다. 특히 특정 직업군의 경우 선민의식을 가지며 다른 직업군을 무시하는 경우를 여러 번 보았는데 자신의 능력과 상관없이 특정 직업군이 되면 그 직업군의 가장 성공한 사람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것일 수 있겠다. 나 역시 내 마음 속에 이러한 자기애와 특권의식은 없었는지 돌아보게 된다. 문제되는 행동이 어떠한 심리 때문에 발생되는지 알기 쉽게 설명해주어서 몰랐던 것을 깨달으며 몰입해서 읽었다. 글의 논리가 탄탄하고 내용에 깊이가 있어서 박신혜 상담사님의 다른 글도 더 읽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