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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뽀이, 경성을 거닐다 - 만문만화로 보는 근대의 얼굴
신명직 지음 / 현실문화 / 2003년 2월
평점 :
절판
우리 근현대사의 뿌리 깊은 질곡을 선사한 두 사건이라면 36년간의 일제 식민통치와 1950년의 한국전쟁으로 인한 조국의 분단을 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1900년대 초 조선이라는 나라는 일제의 식민지배를 받으면서 붕괴되었고, 그 속에서 우리 조상들은 한 많은 인생을 살아왔다. 그러한 질곡의 시대 속에서도 근대의 유입이라는 세계사적 대세는 우리나라를 그냥 통과하지 않고 많은 변질된 모습으로 찾아왔다. 이러한 식민지조선의 모습을 신명직 씨는 1920~1930년대 만문만화라는 신문속의 새로운 장르를 통해 그려내었다.
과연 식민지라는 상황에서 근대의 모습은 어떻게 나타났는가? 나는 이 책을 보기 전에 일제의 식민지로서 한국의 모습에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었던 듯 싶다. 드라마나 역사 속에서는 독립을 위해 목숨을 내어놓고 일본군과 싸우는 열사들의 모습들을 보여주거나 이완용 같이 나라를 배반한 매국노의 모습들이 자주 등장하였다. 물론 일반 백성들은 항상 굶주리며 일본순사와 앞잡이의 눈치를 봐야하는 궁색한 모습이 전부인 줄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모던뽀이 경성을 거닐다>라는 책 속의 인물들은 그 나름대로 그 시대속에서 잘 살고 있었다. 우리가 독재 정치속에서 불만을 가졌지만 현실에 잘 순응했던 것처럼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 나름대로의 삶을 살고 있었다. 특히나 근대를 접하는 그네들은 하나같이 근대문물을 경외하였고, 그것의 소유를 통해 자신의 우월성을 드러내고자 하였다. 비록 만문만화를 통해 당시의 시대상을 그리고 있는 석영 안석주 같은 이들은 근대속에 빨려들어가는 이들에게 비소를 보내고는 있었지만 말이다.
이 책속의 다양한 이야기와 인물들의 모습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과 그리 동떨어져 있지는 않다. 약 100년의 차이를 훌쩍 뛰어 넘어 우리 곁에 선 그네들이 전혀 낯설지만은 않다는 것은 참으로 신기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