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인문학 - 머니 게임의 시대, 부富의 근원을 되묻는다
김찬호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에게 돈은 "네모".  

책의 처음 장에서 묻는 질문이다. 물론 모른다. 조금 당황스럽다한마디로 축약 정도로 깊게 생각해 보지 않았다. 그런데, 참으로 직무유기다. 이놈이 삶의 많은 부분을 철갑으로 두르고 있는데 깊게 생각해 보지 않았다니 말이다. 숨쉬기-생명 자체인, 그래서 있는지 없는지 인식 필요도 없는 '공기' 반열에 올랐다는 반증인가기분이 언짢아진다.

앞뒤, 좌우로 얽히고 설킨 그놈, 신출괴몰이다. 잡을 해서 쫓아가면 놈은 사라지고 없고, 모르는 사람들만 덩그러니 남아 있다. "혹시 이란 보셨나요?"라고 물어보니 멍한 눈만 허공을 향하고 있다. 세간에 '경제'라고 알려진 놈의 고향을 넘어 고수들의 '철학' 세계에서도 살아서 펄펄 날뛴다.  

복잡 수록 단순화해야 한다. 그래야 대상이 보인다그러나 촌철살인은 보이지 않는다. 그놈의 내공은 역시 보통이 아니다. '철학--인식' 세계에서 다시 시도한다.

「삶은 시간의 강물에서 낚아 올린 순간들의 합이다. 강물속 고기를 낚기 위해 미끼는 꼭 필요하지만, 있으면 좋고 없어도 그만인 것은 떡밥이다. 마찬가지 아닐까? 의미 있는 순간들로 삶을 구성하기 위해 일과 사랑은 꼭 필요하지만 돈은 낚시의 떡밥과 같이 있으면 좋고 없어도 그만인 것 아닐까?

물론 떡밥을 많이 뿌리면 달려드는 고기도 많을테니 낚을 수 있는 확률도 높아질 것이다. 하지만 떡밥을 던질수록 삶의 강물은 오염될 것이고 결국 잔챙이 순간들도 숨막혀 죽을 것이다. 결국 강물속 깊은 곳에 유유히 헤엄치는 대어를 낚기는 힘들 것이다무수한 순간이 아닌 의미있는 순간을 낚아 올리기 위해 필요한 본질은 일과 사랑으로 지금 여기 나를 직시하는 것이다.

나에게 돈은 삶의 강물에서 의미있는 순간을 끌어내기 위한 "떡밥"이다.


이게 뭐냐. 허접하다모기 잡는 것도 아니고, 놈을 겨우 권으로 잡으려고 했느냐. 전세계 거의 모든 사람이 잡으려고 하는 신인무공인 놈이 그리 호락호락 알았단 말이냐. 다시 해라. 마당 쓸고물지게 지고 물부터 다시 길어 오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