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뜨개를 하기 전
나와 내 남편의 목을 조르던 우울하고 슬프던 나날이 있었다.
낯선동네로의 이사
퇴근 후 운동을 하고 11시가 되어야 귀가를 하는 남편
엄마만 바라보는 두살된 시완이
11월의 늦가을이 그렇게 어둡고 갑갑할 수 가 없었다.
밤에 시완이를 재워놓고 지역카페를 둘러보는일이 취미였다.
카페를 둘러보다가 꽃이 수놓인 수세미를 보고
무슨용기가 어디에 있었던건지
배우고싶다고 가르쳐달라고 연락처를 주고받았다.
같은 시 이지만 버스로 왕복 한시간이 넘는 거리
두살이라지만 16개월짜리 잘 걷지 못하는 꼬꼬마를 띠로동여매고
가방에 온갖 아이용품을 챙겨매고
실뭉치랑 바늘하나를 더 챙겨 길을 나섰었다.
그렇게 뜨개에 입문을 하고
뜨개에 집중하며
남편의 취미로 인한 늦은 귀가에도
조금은 이해를 해주며 너그러워지는 사람이 되었다.
남편이 읽으면 콧방귀 뀔지도 모르겠지만..
뜨개를 하며 내 가슴 속에는 확실히 너그러움이 자리잡았다.
나도 내가 하고싶은걸 찾았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