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다만 칠정(七情) 가운데서 오직 슬플 때만 우는 줄로 알 뿐, 칠정 모두가 울음을 자아낸다는 것은 모르지. 기쁨(喜)이 사무쳐도 울게 되고, 노여움(怒)이 사무 쳐도 울게 되고, 슬픔(哀)이 사무쳐도 울게 되고, 즐거움(樂)이 사무쳐도 울게 되고, 사랑함(愛)이 사무쳐도 울게 되고, 미움(惡)이 사무쳐도 울게 되고, 욕심(欲)이 사무쳐 도 울게 되는 것이야.
근심으로 답답한 걸 풀어버리는 데에는 소리보다 더 효과가 빠른 게 없지. 울음이란 천지간에 있어서 우레와도같은 것일세. 지극한 정(情)이 발현되어 나오는 것이 저
‘절로 이치에 딱 맞는다면 울음이나 웃음이나 무에 다르겠는가?"
- 박지원 저, 고미숙 길진숙·김풍기 역 《세계 최고의 여행기 열하일기 상》, 13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