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산 그 사람 그 개 - 아련하고 기묘하며 때때로 쓸쓸함을 곱씹어야 하는 청록빛 이야기
펑젠밍 지음, 박지민 옮김 / 펄북스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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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한 때 우리 마음 속에도, 그리고 외부에도 그런 자연과 그런 품성을 가진 시절이 있었다. 우린 왜 그 모든 것들을 잃어버렸을까? 그런 속삭임 같은 수줍음, 그런 산길, 그런 별빛,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가 지금 맞딱뜨리고 있는 이 근대화의 끝자락, 이 산업화의 쓰레기 같은 뻔뻔함이 슬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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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의 바다
마이클 폴먼 그림, 셜리 그린드레이 글, 이성실 옮김 / 정인출판사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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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보니, 내가 유조선을 바다에 침몰시킨 것은 아닐지라도 왠지 주인공 아이에게 정말로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피터란 아이의 바다와 생명에 대한 사랑을 어른들이 잔인하게 훼방놓은 것 같아서요. 유조선에서 흘러나온 검은 기름찌꺼기로 어린 바다표범과 바다오리들이 놀라고 고통받는 모습이 너무나 잘 그려져 있어서 함께 책을 읽은 우리 아이들이랑 저랑 많이 속상해 했습니다. 문명이란 이름으로 자연을 훼방놓고 파괴하는 일에 대해 깊은 반성을 하게 해주는 생태 그림 동화입니다. 바다에 대한 그림도 참 깊이 있고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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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의 속삭임
요 쇼메이 글 그림, 리키 니노미아 영역, 김은주 옮김 / 정인출판사 / 200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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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영어와 한글이 나란히 같이 실려있어서 자연스레 아이들에게 영어를 들려줄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이 그림 동화는 파스텔톤의 아름답고 간결한 그림과 숲을 되살리는 일을 어린이들에게 이야기하고 있는 대화체의 그림동화이다. 앞으로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와 지구 환경과 숲이 돌아오길 바라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길-. 아이의 열린 마음에 말을 거는 숲의 이야기, 숲의 속삭임! '우리를 보살펴 줘! 우리가 잘 자랄 수 있게.' 우리 아이들은 이 말을 꼭 들을 수 있을 것임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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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로누푸 섬의 여우
다카하시 히로유키 글 그림, 사람주나무 옮김 / 정인출판사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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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그림이 참으로 잔잔하고 평화를 주는 먹물톤이라서 온통 현란하기만 한 어린이 그림책 사이에서 눈에 띈다. 전쟁 당시 일본 북쪽의 한 작은 무인도에서 벌어지는 여우와 어느 노부부의 깊은 사랑과 헤어짐과 군인들로 인한 잔인한 죽음을 보여주고 있는 이 동화는 참으로 슬프고 찡해서 어른인 나까지 책장을 덮으면서 깊이 가슴이 아팠다.

다섯살 우리집 막내는 엄마가 이 책을 읽어주자 정말 눈에 눈물이 글썽글썽하면서 '아이! 여우가 너무 불쌍해! 군인들이 너무 나빠! ' 그러면서 혼자 속상해 하였다. 아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그러면서 함께 전쟁과 죽음과 잔인함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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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으로 살고 싶다 - 영원한 신여성 나혜석, 위대한 한국인 10 위대한 한국인 10
이상경 지음 / 한길사 / 200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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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풍문과 무책임한 농담 속에서만 떠도는 여자들이 있다. 나혜석! 그녀도 그러했다. 최초의 근대 여성화가였고, 연애 대장이고, 일본 유학까지 한 '신여성'이며 1920년대에 유럽과 미국을 여행하고, <이혼 고백서>란 글을 발표하여 당시 사회에 큰 파문을 불러 일으킨 여자. 말년에는 행려병자로 비참하게 죽은 여자. 잘난 여자의 화려하고 비장한 삶이려니 여겼다.

그러나 순전히 제목 때문에 읽기 시작한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는 눈물 한방울이 툭 떨어졌다. 아아! 어쩌자고 이 여자는 그다지도 용감했더란 말인가! 철옹성 같이 완고한 가부장 식민지 조선에서, 철저한 남성 중심 사회에서 이 여자는 '없는 희망'을 찾아 홀로 고투하다 죽어간 여자는 아닐까?

그녀는 소문처럼 그렇게 부박한 연애 대장이 결코 아니었다. 자신만의 철학이 있었고, 매순간 최선을 다해 자기를 향상시키려는 뜨거운 열망을 갖고 있었다. 물론 영악한 타산도 보이지만---

남아있는 글들을 보면 그녀는 여자로서의 체험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작가였음을 알 수 있다. 소설 <경희> '경희도 사람이다. 여자라는 것보다 먼저 사람이다.' 아이를 낳고 발표한 <모된 감상기>에선 '자식이란 어미 살점을 떼어가는 악마'라며 어미되기의 두려움과 고통을 파격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모성의 미덕이란 지금도 너무나 당연시 되는데---, 그 신비화된 모성의 신화를 조목조목 부정하다니---.

자기를 계발하고 발휘하는 절정의 시기에 운명처럼 맞이하는 임신! 이것은 1920년대 나혜석 이후 공적 영역으로 나온 숱한 여성들이 부딪친 문제가 아니던가?

여성의 독자적 개성을 절대 용납하지 않는 완고한 사회를 고발한 <이혼 고백서> '정조는 취향이다, 도덕도 법률도 아무것도 아니다.'란 주장을 하는 <신생활에 들면서>. 아! 얼마나 대담한 여자인지! 여자가 그 시대에 성적 자기 결정권을 감히 이야기하다니! 지금도 일부에선 '순결'을 들먹이고, 여성의 주체적인 성적 욕망을 이야기하면 껄끄러워들 하는데---.

그녀는 정말 자신의 욕마에 솔직했구나. 사회적 관습을 무시할 수 있는 크나큰 용기도 있었구나. 아! 그녀는 자신을 뜨겁게 사랑했구나.

그러나 한 개인은 자기가 태어난 시대를 얼마나 뛰어넘을 수 있을까?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사회는 어떨까? 신여성들이 부딪쳐 괴로워했던 문제들이 지금 나에게도 여전히(!) 문제로 남아 있는 것은 아닌지? 내 삶은 이다지도 지리멸렬한데---.

인형이 아닌 인간으로 살고 싶었던 나혜석! 이혼 후 사회와 가족의 무자비한 냉대와, 자신과 사회에 대한 피투성이 싸움을 부면---. 시립 양로원을 전전하다 텅빈 길에서 삶을 마친 비참한 종말을 보면---

자신을 사랑하고 드러내는 여자들이 더이상 단죄받지 않아도 되는 사회는 어디 있는가? (지금이라고? 정말로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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