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작가의 소설을 읽었다. 편견 없이 책을 읽고 후기를 남기는 블라인드 서평. 대본처럼 위로 넘기는 방식은 불편하지만 묘한 기대감이 들었다.종이를 접으면 새로운 세계의 문이 열린다. 학생 때 읽었더라면 미지의 공간을 기대하며 읽었을 것 같다. 그만큼 좋아하는 주제에 호기심을 자극하는 요소가 많다.친구와 함께라면 무모한 일도 해낼 수 있던 시절. 중학교 도서부원인 세 친구는 조용한 도서실에서 종이접기를 하고, 우천 시 떡볶이를 먹고, 학교마다 전설처럼 떠도는 괴담을 얘기하며 놀라운 경험을 한다. 인물에 대한 설명이 부족해서 벌어지는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이나 대사를 통해 인물을 알아가는 재미가 있고, 이야기 끝 안타까운 진실은 우리의 역사와 연결되어 마음이 아프다. 잊고 있던 기억을 떠오르게 하는 순간이 반복되는 이유는 잊어선 안 되는 기억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리고 과거 어느 순간은 시간이 흐르지 않았다는 걸 깨닫는다.※ 출판사에서 보내주신 책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언제부터 하고 싶은 말을 삼켰을까. 집안일이나 육아는 도와줄 생각이 없는 남편과 멀어져 가는 아들, 뒷이야기 좋아하는 사람들, 주인공 키와는 언제부턴가 자신의 생각을 얘기하지 않는다. 대신 딸기 시럽을 만들 때보다 sns에 올린 게시물을 볼 때가 정성스러운 삶을 살고 있다고 느낀다. 그런 그가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을 통해 타인이 아닌 자신의 삶을 들여다보고, 이건 내 말과 생각이 아님을 깨닫는다.여성에게 당연시되는 돌봄이라는 단어가 거슬리지만, 일을 하고 움직이고 있다는 것에 만족해야 하는가. 주인공을 보면서 어쩐지 갑갑한 마음이 들지만 스스로를 돌아본다. 높은 자존감을 갖고 있으면서 겸손함을 지닌, 열심히 공부하면서 떡볶이 먹을 줄 아는 여유를 가진, 자유롭게 살면서도 사회의 틀에 너무 벗어나지 않은, 그런 사람이고 싶었다. 그러나 나조차 마음을 숨긴 채 살고 그게 잘못된 것이 아니지만, 점점 나를 잃어버리는 기분이 든다.우리 인생에서 중요한 일들은 대부분 내가 없는 곳에서 일어난다. 어차피 결정은 나의 몫이 아니기에 적어도 내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출판사에서 보내주신 책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에세이 한 권으로 저자에 대해 알 수는 없지만,그는 스스로 무언가 선택할 수 없을 정도로 어렸을 때부터가족을 지키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한 사람인 것 같다.그런 마음이 글 하나하나 묻어나서 그런지글을 읽을 때만큼은 한 아이로 바라보고 책을 읽었던 것 같다.재혼가정은 아니지만 어릴 때 나는 이혼가정을 부러워한 적도 있었고, 가족의 부정적인 면을 드러내고 싶지 않아서 부모님에게 느낀 감정을 얘기하지도 않았다.함께 하는 것이 불행하지만 가족의 틀을 깨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인지, 각자의 행복을 위해 선택해야 하는 것인지 아직도 모르겠다. 아주 오랫동안 가보지 않은 길 위에 서 있는 느낌이다.그러나 시간은 흐르고 있고, 우리 가족 각자가 조금씩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 적막을 깨고 무심하게 튼 티비가 사실 고심해서 고른 예능 채널이라는 것을.단지 더 이상 희생하지 않았으면, 함께했을 때 안정감을 주고 또 각자의 삶에선 주체가 되어 행복하기를 바랄 뿐이다.뜬금없지만, 새삼 책은 대단하다.내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공개적인 곳에 이런 글을 쓸 줄 몰랐다.짐작만 했던 상황이나 좀처럼 알 수 없는 마음까지오늘도 참 많이 배운다.※ 출판사에서 보내주신 책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책을 간략하게 소개하면 도시에서 가꾸는 텃밭 일지다.밭을 가꾸는 방법이나 기술을 전수하진 않지만,텃밭을 돌보는 시간이 글과 그림으로 어우러져 꽤나 실감 난다.멀리서 보면 평화롭지만 그 안에서 고군분투하는 과정이 삶과 닮아있기도 하다.요새 식집사, 식테크 등 재배에 관심 갖는 사람들이 늘어났지만난 벌레가 꼬일 것 같단 생각이 먼저 들어서 식물은커녕 더운 날에도 창문을 닫고 사는 편이다.이런 나조차 이 책이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텃밭을 가꾸는 시간과 정성, 마음이 얼마나 따뜻하게 느껴지는지 모른다.씨를 뿌리고 텃밭에서 싹이 날 때까지 열흘, 보통 보름 이상을 기다리는데 그동안 한 번씩 물도 주고 나면 텅 빈 밭에 싹이 올라온다.저자는 이런 과정을 거쳐 텃밭을 가꾸지만 텃밭이 자신을 살렸다고 얘기한다. 어쩌면 싹을 기다리는 시간은 행복해질 나 자신과 스스로를 돌보는 일인 것 같다.5월 21일은 소만으로, 본격적인 농사가 시작되는 절기다.많은 사람이 이맘때 이 책을 만나봤으면 좋겠다.※ 출판사에서 보내주신 책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일상에서 마주한 아름다운 순간을 시와 수필의 형태로 기록했다.뒤엉킨 생각을 글로 풀어내고,글을 닮은 사진들을 보면서 읽는 중간중간 쉬어갈 수 있다.‘나에게 종교가 무엇이냐 묻는다면기독교도 불교도 아니고 매일 아침의 기도라고 하겠습니다.’종교가 없는 나로선저자의 소개만 보고 읽기 망설여졌다가깨달음을 통해 얻은 건강한 생각을 보았다.책이 현실적인 고민을 해결해 주진 않지만글을 읽다 보면 고민이 해결될 때가 많았다.그런 의미로 이 책을 읽어보면 어떨까 싶다.※ 출판사에서 보내주신 책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