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어 그리고 내가 사랑한 거짓말들
케이트 보울러 지음, 이지혜 옮김 / 포이에마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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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긴 세월은 아니지만, 100세 시대의 약 1/3 정도 시기를 살아오다 보니 이제 어느 정도 겉치레의 인사말은 건넬 줄 아는 사람이 되었다. 하지만 아직 익숙해지지 못한 인사말이 있는데, 바로 장례식장에서의 인사말이다. 장례식을 비롯하여 심각한 병마와 싸우고 계신 분, 오늘의 만남이 마지막 만남이라고 예상되는 어르신과의 만남은 장례식만큼이나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내가 아직 죽음을 위로할만한 만남이 많지 않아서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해보았는데, 부모님도 무슨 이야기를 꺼내야 할지 어려워하시는 모습을 보니 이러한 주제는 익숙해질 수 없는 소재인듯싶다.


이 책은 미국 번영 신학을 연구한 케이트 보울러의 책이다. 기독교인이 아니라 번영 신학이 무엇인지 완벽한 이해는 하지 못하였지만, 지인 중 한 분이 " 하나님이 내 아버지면 내 대학 등록금도 내주셔야지, 왜 저를 이렇게 힘들게 하시나요. 대학 등록금을 저에게 주세요."라고 기도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케이트 보울러가 공부했던 번영 신학이 이런 느낌과 비슷하다고 느껴졌다.

하나님이 내 삶에 멋진 계획을 가지고 계실 것이고, 나의 어려움은 하나님이 다 해결해 주실 거라 믿은 케이트 보울러에게 30대 중반에 갑작스러운 4기 암이 선고된다. 어렵게 얻은 아들이 장난감 트랙터를 가지고 놀 만큼 어린 나이였다. ' 우리 아들은 첫 이별을 나와 하겠구나.'라는 문장에서 케이트 보울러의 심정이 느껴졌다.

내가 신학자도 아니고, 병마와 싸우고 있는 입장도 아니다 보니 책의 내용이 완벽하게 공감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인간으로서 생각을 하게 만드는 문장들이 있었다.



이번 달 초에 불국사로 템플스테이를 다녀왔다. 템플스테이 프로그램 중에 소리 명상을 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명상을 끝마치고 프로그램을 진행하시는 거사님께서 "아무리 천국이 좋고, 극락이 좋다고 해도, 개똥밭을 굴러도 이승에서 구르라는 말이 있듯이 현생이 가장 중요하고 소중한 것입니다."라는 말을 해주셨다. 그러면서 너무 먼 미래만을 위하지 말고, 오늘의 내가 행복할 수 있도록 나를 돌보라고 이야기해주셨는데, 그 말씀이 뭔가 찡했었다.

하루의 1/3은 잠을 자고, 1/3은 일을 하고, 나머지 1/3시간 동안 출퇴근 및 개인 시간을 가진다. 개인 시간에 아무리 행복을 찾더라도 매일 1/3의 비중을 차지하는 일하는 시간이 행복하지 않으면, 하루의 행복을 찾기 어려울 것 같다. 일을 함에 있어서 행복은 무엇일까? 지금 하는 일이 행복하지 않고, 재미없는 것은 아니나 가끔 내가 이걸 왜 해야 하는 걸까? 내가 이 일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 때가 있다. 삶의 마지막까지 크게 심호흡을 하고, 기도하고 일을 하라는데... 삶의 마지막까지 하고 싶은 일을 찾는 것이 가능한 것인지 궁금한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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