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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레볼루션 -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지배할 플랫폼 비즈니스의 모든 것
마셜 밴 앨스타인 외 지음, 이현경 옮김 / 부키 / 2017년 6월
평점 :
애플의 앱스토어가 처음 세상에 선보이면서 IT업계는 크나큰 지각변동을 경험하게 되었다. 개발자와 플랫폼 운영자가 이익을 공유하는 시스템은 생산, 유통, 소비에 이르는 기존의 유통개념을 파괴한 새로운 방식이었다. 내가 생각하는 애플의 혁신은 이와 같이 이익공유를 통한 수많은 개발자와 다양한 재밋거리를 찾은 소비자를 끌어들인 사건이다. 이때부터 플랫폼이라는 단어가 대중적으로 거론되기 시작했다. 물론 그 이전에도 플랫폼 개념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플랫폼에 대한 개념은 앱스토어 전과 후로 나뉠 수 있으며, 이를 설명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어졌다. 그 후로 많은 회사들에게 기존의 파이프라인 사업구조에서 탈피한 변화는 불가피하게 받아들여 졌다.
과연 플랫폼 비즈니스의 본질이 무엇인지, 어떤 프로세스로 설계되어 유지되는지 궁금해졌다. 이런 와중에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행운인지도 모르겠다. 이 책에서 강조한 플랫폼 비즈니스와 요즘 화두가 되는 4차 산업혁명과의 어떠한 관련이 있을지 무척 궁금해졌다. 개인적으로 이를 연관지어 보려고 부단히도 노력했지만 별다른 관련성을 알아내지는 못했다. 4차 산업혁명이 많은 핵심 기술 중에 플랫폼 비즈니스가 어디쯤 위치했는지 눈에 띌 만한 기술을 제안하지 못할거라 지레 짐작했다. 이런 지레짐작이 무색하게 4차 산업혁명은 기술의 발전과 융합뿐만 아니라 이를 운영하는 프로세스의 변화도 중요한 부분이라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는 다양한 기술융합과 신기술이 이끌게 될 것이며, 기술과 인간과의 관계에서 플랫폼 비즈니스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기업에게는 미래가 없을 것이다. 미래를 선도할 기업들은 반드시 플랫폼 비즈니스를 이해하고 실천해야 할 것이다. 내가 이해한 플랫폼 비즈니스를 간략하게 말한다면 핵심은 수많은 사람들이 뛰어 놀 수 있는 놀이터를 만드는 것이다. 비유적인 설명이지만 사용자와 생산자가 스스로 참여하여 점점 넓혀가는 시스템, 즉 놀이마당을 만드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이런 현상을 네트워크 효과라고 설명한다. 낚시할 때 밑밥을 뿌려주는 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찾을 수 있도록 다양한 장치들을 설계하고 여기서 나오는 이익을 모두에게 공유하는 것이다. 이것이 내가 이해한 플랫폼 비즈니스의 핵심이다.
하지만 책을 읽다 보면은 플랫폼 비즈니스의 핵심인 네트워크 효과가 항상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네트워크 효과가 정점에 다다르면 플랫폼 사업자는 선택의 순간에 직면하게 된다. 여기서는 임계점이라고 설명하며 이 때에 많은 사용자들이 플랫폼을 떠날 수 있다는 것이다. 네트워크 효과를 해치지 않고 어떤 식으로든 플랫폼을 유지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 이 책에서는 이와 같이 플랫폼 비즈니스를 주도한 숨낳은 기업들을 소개하면서 성공과 실패를 분석하여 플랫폼 비즈니스의 개념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예를 들어, 우버와 에어비앤비 같은 회사의 성공사례를 설영하면서 플랫폼 비즈니스가 갖는 핵심역량을 설명한다. 기존의 파이프라인 비즈니스와 차별화된 비즈니스 전략으로 우버는 운송수단을 전혀 갖추지 않고 빠른 속도로 택시시장을 잠식했다. 또한 에어비앤비 역시 숙박시설을 보유하지 않고 단지 연결해주는 서비스로 전세계에서 가장 큰 숙박서비스 업체로 성장했다. 과연 이 기업들은 짧은 시간동안 어떻게 기존의 절대 강자들을 추월할 수 있었을까? 이 질문의 대답을 알아가는 것이 플랫폼 비즈니스가 갖는 역량을 파악하는 것이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많은 사람들에게 기회와 이익을 주는 플랫폼은 다양한 형태로 설계될 수 있다. 플랫폼 비즈니스의 개념을 파악한다면 다양한 분야에 다양한 형태로 접목시킬 수 있다. 하지만 다양한 형태라는 점이 사업에 적용하여 어떠한 형태로든 이익 창출하는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한마디로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뿌듯했던 점은 플랫폼 비즈니스 전반에 관해 점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내가 플랫폼 비즈니스를 구상한다면 어떻게 설계할지 구체적인 방안을 고민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책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플랫폼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유혹이 도사리는 듯 하다. 플랫폼 사업자의 욕심을 강요하면 네트워크 효과가 감소하여 실패할 확률이 높아지고 수익을 남기지 못한다면 비즈니스를 유지할 명목이 사라지는 것이다. 우리는 이처럼 양단에서 고민을 하게 될 것이다.
책에서는 플랫폼 비즈니스에서 수익을 남기려면 생산자와 소비자가 납득할 수 있는 합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소비자로서의 이용가치와 생산자로의 공급가치가 상충하지 않는 적당한 지점을 선택하는 것이 쉽지 않겠지만 이를 조화롭게 이어주며 플랫폼 공여자로서 이익을 가져가야 한다. 그렇지 못하다면 플랫폼 비즈니스 네투워크 효과는 감소하게 되며 새로운 경쟁자가 나타날 수 있다. 책을 읽으면서도 이 부분을 해결하는 것이 가장 어려워 보인다. 둘 다 만족시키며 이익을 취해야 한다는 딜레마에 빠질 수 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연하게만 생각했던 플랫폼 비지니스에 다가간듯 하다. 내용이 녹록지 않지만 집중 또 집중한다면 플랫폼 비지니스가 갖는 역량을 이해하는데 한발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아마 미래사회의 핵심이 될 가치있는 비즈니스를 영위하지 않을까 고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