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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커 자석놀이 : 척척 붙는 공룡
디엔에스공오 그림 / 꿈꾸는달팽이(꿈달) / 2016년 8월
평점 :
절판
공룡을 남달리 좋아하는 작은 딸에게 선물이라며 살포시 건넨 척척붙는공룡
자석, 보자마자 환호와 함께 똘망똘망한 눈망울로 빨리 뜯어달라는 무언에 신호를
보낸다. 차마 거절할 수 없는 모습에 나도 허겁지겁 포장을 뜯어줬다. 말을 해서 무엇하랴 짧은 시간 동안 이것저것 살펴보더니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붙이기
시작한다. 아직 글을 읽지 못하는 딸아이는 무슨 공룡이냐는 궁금함도 없나 보다. 그저 눈앞에 공룡들을 빨리 풀밭에 풀어줘야 하는 것이 사명인 것처럼 공룡을 뜯어내는
손길이 예사롭지 않다.
아이가 갖고 노는 것을 살펴보며 나는 잠깐 딴청을 피운다. 10분이나 흘렀을까 공룡 자석과 함께 동봉된 공룡 스티커는 풀밭에 앞뒤로 나란히
누워있다. 초식공룡, 육식공룡, 물에 사는 녀석 그리고 하늘을 나는 녀석들이 딸아이의 공룡 풀밭에서는 사이좋게 나란히
있다. 이 모습을 보니까 웬지모를 평온함을 느끼게 된다. 아이의 눈에는 그 많은 공룡들이 다 똑같은가 보다. 서로 싸우지도 않고 잡아먹으려고 덤벼들지도 않고 그저 풀을 뜯는 녀석을 조용히 풀을 뜯고
하늘을 나는 녀석들을 유유히 날아다니고 아직 선입견이나 고정관념에 떼 묻지 않은 딸이 부럽기도 하다.
대단하지 않은 교구를 아이에게 선물했는데, 그 속에서 나름대로 알게 된 것도 많다. 아이들과 어른들의 차이라 함은 좋아하는 것에 대해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즐길 수 있다는
것과 세상에 모든 고정관념으로부터 자유롭다는 것이다. 내가 갖지 못한 이런 순수함을 오랜 시간 간직했으면 하는 아빠의 마음을 딸아이에게 보내며
저 풀밭에서 뛰어 노는 공룡들처럼 무난하게 자랐으면 하는 바람이 생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