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으로 리드하라 - 세상을 지배하는 0.1퍼센트의 인문고전 독서법 (개정증보판)
이지성 지음 / 차이정원 / 201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독서가 점점 어려워진다. 처음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는 글자만 읽었던 듯싶다. 그때는 책의 내용을 아는 것보다 몇 장을 읽었느냐가 중요했다. 이런 생활이 반복되면서 어느 때부터인가 책에서 지식을 얻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한번 읽은 책은 다시 펼쳐보지 않으니 지식도 서서히 증발해 버렸다. 이때쯤일까? 독서를 할수록 허전함을 느끼게 되었다. 허전함의 이유가 무엇인지 한동안 궁리하고 또 궁리했지만 명쾌한 답을 얻을 수는 없었다.

우연찮게 접한 이 책이 어렴풋하게 독서의 길을 알려주는 듯 하다. 이 책은 인문학 독서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말이 좋아 인문학 독서지 지금까지 접한 인문학 서적을 생각해보면 당장이라도 독서를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아진다. 내가 이리 무능하고 무식한 사람이라는 것을 절실히 깨닫기 때문이다. 이런 좌절을 통해 거듭난다면 책에서 말한 것처럼 천재들의 사고방식에 좀더 가까이 다가가겠지만 그 과정의 험난함을 알기에 도전이 쉽지 않을 것이다.

역경은 있겠지만 인문학 독서를 통해 많은 선구자나 철학자들이 꿈꾸던 세상 이치에 대해 알고 싶어졌다. 내가 이전에 어설프게 접했던 인문학 도서들은 행복함보다는 절망을 주었다. 이는 나뿐만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경험했던 듯싶다. 역사적인 천재들도 고통을 느끼고 그 과정을 이겨냈다고 하니 책에서 말한 것처럼 내가 느낀 좌절감이 일반적인 현상인 듯싶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역사적인 천재들도 인문고전을 읽는 과정에서 고통을 느꼈던 어려운 인문고전 독서를 모든 일반인도 느껴야 할까라는 의문이다.

책에서 언급한 시카고플랜의 예처럼 치열한 인문고전 독서를 통한 두뇌의 깨우침을 통한 사회나 삶에 이롭게 된다면 한번 시도해 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느끼지만 좀 더 구체적이고 깊이 있는 접근이 없었다는 게 아쉽다. 인문고전 읽기가 도움이 된다면 읽는 독자들로 하여금 좀 더 공감할 수 있도록 자세히 다루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좋다는 주장과 함께 일반적인 정도의 접근은 의구심만 갖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아쉬운 대목이다. 인문고전 독서를 통한 두뇌의 깨우침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

의구심은 여기서 끝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예를 든다면 저자도 말했듯이 조선은 동아시아에서 인문고전 독서를 치열하게 했던 나라이다. 500년 동안 목숨 걸고 인문고전을 파고든 지배층이 있었는데, 왜 경제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주변을 아우르는 패권국가가 되지 못했을까라는 의문이 생긴다. 유럽의 열강들은 인문고전 독서를 통해 지배력을 공고히 했는데, 그들보다 더 인문고전 독서에 치열했던 조선은 그렇질 못했다. 또한 조선은 문화적으로 후진국이라고 생각됐던 일본에게 두 번이나 치욕스런 침략을 당한다. 마지막 침략에서는 조선이 쇠망의 길을 걷는다.

인문고전 독서가 개인의 희열을 느끼는 정도의 두뇌개발인지 사회에 이로운 것인지에 대한 저자의 의견이 듣고 싶다. 조선시대처럼 현실세계를 반영하지 못한 이론적인 독서에 그치는 것이 아닌가 우려가 된다. 짧은 식견이지만 인문독서의 본질은 개인의 깨우침을 통한 사회를 이롭게 하는데 의미가 있을 것이다. 그런 행동이 결여된 독서는 자기만족이나 개인의 희열에 국한될 것이다. 저자가 말한 것처럼 인문고전 독서가 우리의 희망이 된다면 본질이 무엇인지 경험해보고 싶다. 과연 어느 정도 치열해져야 그 경지에 오를 수 있는지 걱정이 앞서지만 인문고전 독서의 본질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