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 충돌 - 독일의 부상, 중국의 도전, 그리고 미국의 대응
장미셸 카트르푸앵 지음, 김수진 옮김 / 미래의창 / 2015년 10월
평점 :
절판


21세기를 지배하는 제국은 누가 될 것인가? 세계경제에 휘몰아치던 광풍이 물러갔지만 세계는 폐허 속에서 여전히 신음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미국은 경기반등에 성공했고, 중국은 가파른 성장률이 완만해지기 시작했다. 여기에 독일은 EU내에서 일인자로 우뚝 올라섰다. 일본은 아베노믹스로 20년간의 불황에서 서서히 변화가 시작되는 느낌이나 아직까지 주목할 만큼 반등은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가? 이들 새로운 강대국들이 등장하는 가운데 우리의 21세기 전략은 무엇일까? 여기에 소개되는 중국과 독일 그리고 미국의 변화 속에서 대한민국 위치는 어디쯤일지 살펴봐야 한다.

 

중국의 부상은 새삼스러울 게 없다. 90년대 이후 중국은 외국자본을 받아들이면서 경제대국으로 서서히 변모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2000년대를 걸치면서 세계의 공장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그러던 것이 이제는 막대한 자금 투입으로 선진국과의 기술격차는 거의 없다. 이제는 중국이 기술을 선도하려고 나아가고 있다. 미국과의 경쟁을 시도하면서 중국은 점점 위상을 높이고 있다. 아직까지는 중국을 초강대국으로 받아들이기에는 거부감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들은 경제, 군사, 첨단분야 등 여러 분야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도약하고 있다. 이런 상태라면 조만간 미국을 넘어서는 나라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책에서 소개한 것처럼 중국은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의 이득을 챙기고 있다. 아프리카의 관계를 돈독히 할 뿐 아니라 시진핑 이후 러시아와의 관계도 개선했다. 냉전시대 공산진영의 혈맹이 다시 뭉친 것이다. 이런 모습을 미국은 어떻게 바라볼까? 미국은 이에 대항하여 태평양 시대를 부르짖는다. 태평양 인접국가들과의 공고한 관계를 맺으면서 중국의 확장을 견제하는 것이다. 이에 선봉에 선 나라가 바로 일본이다. 요즘 평화헌법을 위반하면서까지 시끄러운 뉴스를 만드는 아베는 일본의 재무장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이는 미국과의 암묵적인 동조에 의해 가능한 일이다. 동북아시아에 흐르는 이러한 기류를 우리 정치인들은 제대로 감지하고 대처하고 있는지 의문의 든다. 중국의 비상을 용납하지 않는 미국으로서는 어떡해서든 중국이 태평양으로 진출하지 못하게 할 것이다.


독일에 대해 살펴보자. 독일은 지정학적으로 우리와 멀리 떨어져 있어서 그들에 대해 특별한 감정은 없다. 그저 우리나라 경제성장시기에 파독 광부와 간호사에 대한 이야기만 들었을 뿐이다. 이런 그들은 세계1, 2차 대전을 일으킨 주범이라는 트라우마가 있는 듯 하다. 일본과 다르게 독일은 2차 대전 패망 후 유대인 국가인 이스라엘에게 많은 배상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동안 유럽 내에서 움추리며 살던 독일은 2000년대 후반부터 EU 내에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최근에 일어난 그리스 사태에서 절정을 이루지 않았나 싶다.

 

EU내에서 독일의 위상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경제적으로 중상주의를 표방하는 독일은 정책 결정이 독일 이익에 부합하는지에 따라 모든 결정을 한다. 그렇다 보니까 EU 통합이나 발전에는 적극적이지 않는 모습이 보인다. 이와 반대로 EU 결성에 적극적이었던 프랑스는 독일과 반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위상은 떨어지고 독일에 주눅이 들었다고 할까. 책의 표현대로라면 EU는 독일연방의 연장선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모습은 EU가 경제적으로만 통합된 한계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21세기에 대한민국이 설 자리가 없을 수도 있겠다라는 절망이었다. 이 책에서 소개되는 주도적인 선진국들은 21세기 패권을 장악하기 위해 필사적인 모습을 볼 수 있다. 물론 그들만의 어려움도 있겠지만 나름대로 방안을 세우며 험난한 여정을 헤쳐나가고 있다. 우리는 21세기 도약을 위해 정치권이나 경제권의 서로 협력하고 대안을 마련해야 하지만 현재 우리에게는 그런 모습을 찾기가 어렵다. 그저 비용을 줄이겠다는 단순한 접근으로 서로가 힘들어지는 악순환을 계속하거나 정치권에서는 서로를 폄하하고 헐뜯는 모습만 보이고 있으니까 말이다. 이런 모습이 21세기 우리나라의 자화상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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