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주론 - 제4판 개역본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강정인.김경희 옮김 / 까치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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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동안 꼭 읽어보겠다고 마음먹은 책이 군주론이다. 강렬한 각인효과 때문인지 군주론이라는 책이 나에게 선사하는 느낌은 색다르다. 군주론은 니콜로 마키아벨리가 피렌체 권력자인 로렌조 메디치에서 헌정하려고 작성한 글이라고 한다. 여기서 개인적 무지를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는데, 나는 메디치 가문이 단지 장사 잘해서 돈만 많은 가문인줄만 알았다. 하지만 그들은 피렌체를 오랜 세월 다스린 가문이었다는 것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이 책을 통해 군주론의 내용 외에도 유럽역사 특히 이탈리아 역사에 관심이 생겼다.

왜 마키아벨리는 군주론을 쓰게 되었을까? 아마 그 시절 이탈리아의 참담한 현실과도 관련이 있을 것이다. 이탈리아는 하나의 통일왕국이 이루지 못하고 다양한 도시국가로 분열되어 있었다. 이렇다 보니까 강력한 통일왕조를 이룬 외세 영향에 하나로 집결되지 못하고 휘둘리게 된다. 이탈리아 사상가인 마키아벨리는 이런 이탈리아의 실상을 자각하며 군주론을 쓰지 않았나 싶다. 로마시대처럼 강력한 통일국가를 꿈꾸며 외세의 영향으로부터 굳건히 지킬 수 있는 그런 힘을 원했는지도 모르겠다. 책에 빠져들수록 마키아벨리는 어떤 마음으로 책을 썼을까 머릿속에서 그런 의문을 떨쳐낼 수가 없다. 과연 어떤 마음이었을까?

그가 쓴 군주론의 내용을 살펴보면 군주란 어떤 모습이어야 한다고 서술형식으로 정의한다. 그리스나 로마시대의 많은 군주들을 떠올리며 그들의 장단점을 파악해 참된 군주의 모습을 이야기한다. 이런 서술방식이 이채롭다. 이야기를 풀어내듯이 쓰여진 책은 다소 지루한 감은 있지만 쉽게 읽어내려 갈 수 있다. 군주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귀담아 들을 만한 내용이 가득하다.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군주는 사자와 영우의 두 모습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표현이다. 때로는 악덕 군주의 모습을 두려워하지 않고 외부 군대의 힘을 빌리지 않는 자기 군대를 양성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런 내용을 읽고 있으면 변화무쌍한 인간의 삶 중 정치적 냉혹함을 반영하여 행동할 것을 보여준다.

한편 군주론에서는 백성들에 대한 애민정신은 찾아보기가 어려웠다. 그저 백성은 군주의 뜻에 따라 이용당하는 피지배자의 모습으로만 그려진다. 군주 행동에 따라 백성은 어떻게 행동하는지 정해진 수동적인 모습으로 그려졌다. 어느 정도 맞는 말일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는 부분이다. 그 시대는 그러한 모습은 당연했는지 모르겠다. 지금의 잣대로 그 시대를 가늠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고 무모한 짓이라는 것은 잘 알고 있지만 왜 군주가 필요하며 지배해야 하는지 철학적이고 근본적인 질문과 고민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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