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야사록 1 - 실록이 전하지 못하는 놓쳤던 조선사
최범서 지음 / 가람기획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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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란 무엇일까? 누군가는 지나간 흔적에서 배우는 철학이라고도 했던 말이 기억난다. 역사는 우리가 살아온 발자취를 기록으로 남겨 후세 사람들이 본보기로 삼기 위함이다. 그러기에 온전한 기록이 후세에 전해져야 한다. 역사란 같은 상황을 가지고도 개인의 입장차이가 분명하게 드러난다. 그런 면에서 살펴본다면 우리는 다양한 시각으로 역사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 승자의 입장에서 쓰여진 역사와 패자의 입장에서 쓰여진 역사뿐만 아니라 3자의 눈으로 바라본 역사까지 우리는 그 무엇 하나도 가벼이 여기면 안될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이 더욱 공고히 됐다.

 

우리 역사에서 여말선초 때처럼 다양한 시각 차가 드러난 시기도 없을 것이다. 한쪽에서는 고려의 국운이 쇠하여 새로이 나라를 세워야 한다는 입장과 그래도 혁신을 통해 고려를 이어가야 한다는 생각이 그것이다. 국운이 다 했다는 공통된 입장이지만 그 방법이 사뭇 달랐다. 그렇기에 조선건국 초기에는 민생이나 지식층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지 못한 듯하다. 조선건국의 정당성이 없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의 동의를 얻고 일을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하니 여기저기서 외면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이런 백성들의 세세함까지 실록에서는 다루지 못한다.

 

이는 비단 그때뿐만이 아니다. 지금 우리에게도 그때와 같은 일들이 벌어진다. 정부의 정책이나 방식이 얼마나 많은 국민들에게 공감을 얻는가를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우리는 역사를 통해 배우고 실천해야 한다. 이런 거시적 시점뿐만 아니라 나 개인의 일을 원만히 성사시키려 해도 주변 사람들의 도움과 지지가 필요한 법이다. 세상살이가 이렇다 보니까 지금 내 위치를 돌이켜보지 않을 수가 없다. 과연 나는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얼마만큼의 지지를 받는지를 돌이켜 보게 된다. , 생각할수록 씁쓸해지는구나. 또한 이 책에서는 거시적 관점의 내용만 다루는 것이 아니다. 실록의 내용과 상반되는 국민정서를 글로 옮겼다. 변계량의 개인적인 성향을 기록하여 그의 됨됨이나 인품을 알 수 있도록 기록되어 있다.

 

이제와야 밝히지만 이 책을 접하기 전까지는 야사의 의미를 제대로 알지 못했다. 요즘 글줄이기가 유행이라서 야하거나 음흉한 이야기를 다룬 글로 착각했다. 이런 무지의 소치에서 온 엉뚱한 생각을 접을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이 책을 읽은 보람이 있다. 그 뿐만 아니라 책을 읽다 보니까 야사가 덧붙여져야만 온전한 역사기록물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한쪽의 이야기만을 듣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생각을 접할 수 있는 것이 야사가 아닌가 싶다. 역사 기록물에서 정사의 중요성을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하지만 야사라고 해서 반드시 역사적 가치가 없다거나 무시해서는 안될 것이다. 우리가 사는 지금 시대의 편협함에서 벗어나 그 시대의 상황을 온전히 살펴보고 다양성을 인정하는 자세를 갖추려면 역사를 살펴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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