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꼬불꼬불 한자 쉽게 끝내기 - 개정증보판
이래현 지음 / 키출판사 / 2009년 8월
평점 :
중고등학교 시절 한자를 배운 기억이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외워야 하는 과목이라 수업시간에 어려움을 겪었던 기억이 있다. 또한 그때는 우리말 중요성이 부각되는 시기여서 한자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는 분위기였다. 그런 한자가 요즘 다시 관심을 받고 있다. 우리말을 이루는 다수가 한자어에 기반하여 한자를 제대로 알지 못하면 그 의미 파악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자는 우리말과 달리 글자 하나하나를 익혀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제대로 안다고 할 수 없다. 그런 방대한 분량의 한자를 처음부터 외우기란 쉽지 않다. 그렇기에 여태껏 한자를 다시 배우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나도 여러 번 한자 공부를 시도한 적이 있지만 초반의 열정이 며칠 지나면 금방 사그라져 좀처럼 진도를 나가기가 쉽지 않다. 아마 한자의 복잡함과 원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무작정 외우려고만 해서 실패한 듯 하다.
이 책에 눈길이 가는 것은 한자를 이해하기 쉽기 분해하여 설명을 한다. 한자의 탄생 배경과 어원을 설명하니까 한자에 재미를 가질 수 있다. 또한 한자에는 부수가 있어서 이를 어떻게 익히고 활용하는지 쉽게 정리하였다. 이것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다. 부수의 위치에 따라 구별하며 획수에 따라 정리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쉽게 접근하도록 하였다. 214개의 부수를 익히고 나면 본격적으로 한자 익히기에 들어선다. 부수에 따라 정리된 각 글자는 의미를 비슷하게 연상할 수 있다. 글자를 익히는 방법이 다양하겠지만 이처럼 머릿속으로 연관 지어 생각하므로 좀 더 쉽게 글자를 떠올릴 수 있으며, 각 글자의 의미를 이야기에 빗대어 설명하다 보니까 읽는 재미가 있다. 아마 이런 방법을 좀 더 일찍 알았다면 한자에 대한 거부감도 조금 덜 했을 것이다.
어떤 공부든 쉬운 것은 없다. 차분히 스스로 인내하며 이겨내야 이룰 수 있다. 어렸을 때부터 습관을 들이면 수월하겠지만 나이 들어서 공부에 적응하기란 좀처럼 쉽지 않다. 느지막이 다시 공부를 하려고 하니까 엉덩이가 들썩들썩 거리고 집중하기가 쉽지 않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 책이 재미있게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글의 구성과 의미를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 뜻을 이해할 수 있다. 아무리 좋은 책이 눈앞에 있어도 읽고 익히지 않으면 아무 소용 없듯이 이 책은 구성이나 방법의 탁월함을 알지만 스스로가 익히고 배우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비롯 지금은 부족하지만 좋은 방법으로 좀 더 수월하게 한자의 세계에 빠져보려 한다.내년 이쯤에 지금과 다른 나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