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이국기를 처음 접한 것이 10년이 훨씬 지난 듯 하다. 학창시절에 애니메이션으로 본 것이 처음이다. 그림은 촌스럽지만 줄거리가 이채로웠던 애니여서 푹 빠졌던 기억이 있다. 일본 애니에 자주 등장하는 요마나 요괴니 하는 괴상한 생명들이 여기서도 나온다. 뭔가 한단계 진화한 듯한 능력을 지닌 이들은 판타지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재미를 선사할 요소가 분명하다. 후반부 줄거리가 허무하게 마무리 되면서 뒷통수를 얻어맞은 느낌이었다. 그 때는 애니로만 봐서 책의 존재도 몰랐던 터라 후속편이 빨리 나오기를 기다리던 기억이 납니다. 한참 동안 소식이 없다가 얼마 전에 십이국기의 제목으로 책이 나온다는 소식을 듣고 내가 예전에 봤던 그 애니가 맞나 싶었다. 동일한 것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고 싶었다. 바람이 이뤄져 내용을 읽어보고 예전 애니를 찾아보면서 비교를 했는데 역시나 같은 내용이었다. 순간 보물이 내 손에 들어온 듯한 감정을 감출 수가 없었다.

 

십이국기는 판타지 소설이다. 우리가 사는 세계와 다른 세계를 넘나들며 벌어지는 내용이다. 그쪽 세계는 12개의 나라가 있다. 우리가 사는 세계의 중세정도의 느낌이 물씬 풍기지만 조금 다르다. 사람의 형태도 다양하고 사람이 태어나는 것도 우리의 상상 이상으로 다르다. 모든 생명이 나무에서 열린다면 믿겠는가? 이곳에서는 그것이 당연한 것이다. 또한 나라를 다스리는 왕은 신으로서 기린이라는 동물이 선택한다. 기린의 선택은 절대적이며 왕이 실권하면 기린의 생명도 위험해진다. 가혹할 정도의 잔혹성이 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이런 체계가 만들어진 것도 나름대로의 타당성을 가지고 있다. 아마 작가는 일본의 어지러운 시대를 모티브로 삼지 않았나 추측할 뿐이다. 내용 속으로 들어가면 예전에 즐겁게 봤던 내용이라서 그런지 기대감이 엄청나게 증폭되어 있어다. 이런 탓인지 내용을 읽으면서도 책의 내용이 머릿속에 잘 그려지지 않았다. 보통 소설을 읽으면 그 상황이 머릿속에 그려지는데, 이 책은 그런 점이 다소 부족하다. 아직 가제본이라 그럴 수도 있고, 상황을 묘사하는 부분의 일러스트 부재라 더욱 그럴수도 있을 것이다. 뭔가 읽으면서도 허전함은 감출 수 없다. 하지만 워낙 기대하는 소설이라 정식본이 빨리 출간되기만을 기대하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