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정요, 부족함을 안다는 것 Wisdom Classic 10
신동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11월
평점 :
품절


중국 역사에서 당나라 위상은 가히 엄청난 듯 하다. 그 시대에 전세계를 아우르는 문화대국으로 성장하여 주변국들을 호령했으며 다양한 인종과 인구가 중국 땅으로 몰려들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중국이 자랑할만한 나라로써 충분했을 것이다. 하지만 중국인이 아닌 시각으로 당나라를 살펴본다면 그다지 호의적이지는 않을 것이다. 수많은 주변 나라를 침략하여 정복하고 자신들에게 충성을 강요함으로써 나라의 위상을 세웠다. 당나라에 대한 시각은 민족마다 개인적으로 극과 극일 것이다. 동아시아 패권을 거머쥐고 우리 백제와 고구려를 처참히 몰락시킨 원흉이지만 신라와 합세하여 삼한통일에 일정부분 일조를 했다. 이런 이유가 우리민족의 아픔을 정당화할 수는 없지만 그만큼 강대한 나라였다는 것은 반증한다.

당나라의 역사를 가만히 살펴보면 우여곡절이 많아 보인다. 당나라를 떠올리면 당태종 이세민을 생각하지만 사실 그가 당나라의 시조는 아니다. 그의 아버지 이연이 건국했다. 그렇다고 그에게 다음 보위가 보장되었던 것도 아니다. 이세민은 그의 형을 죽이고 스스로 2대 황제자리에 올라서게 된다. 형제들간의 피비린내 나는 싸움이 존재했던 것이다. 이 때문에 이세민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는 듯 하다. 훌륭한 군주이지만 잔혹한 배경을 갖고 있는 인물이다. 이는 우리나라 조선건국 시기의 태종 이방원과 비슷하다. 아버지를 도와 조선을 건국했지만 왕위에 올라서지 못하고 스스로의 힘으로 왕위를 찬탈한다. 하지만 차이점은 이세민은 건국에 힘을 보탰던 많은 인물들과 함께 나라를 다스리는데 반해 이방원은 한고조 유방처럼 자신의 많은 신하들을 도륙했다. 물론 이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세종 때 문화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안정되고 부흥을 이루는 계기가 되었다.

이 책에서 간혹 고구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 당나라 입장에서 서술한 책이기에 우리 고구려를 변방의 작고 별볼일 없는 나라로 기술하는데, 과연 그들 눈에 고구려가 그렇게 하찮게 보였을까 의문이 든다. 그런 나라를 몇 번에 침략에도 무너뜨리지 못했지 않았는가 말이다. 어디까지나 역사는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달리 쓰여지는 것이 당연하다. 다시 책의 내용으로 들어가보면 이세민이 흑역사를 지니고도 괜찮은 군왕으로 명성을 남긴 것은 그의 정치적 신념에서 드러나는 듯 하다. 훌륭한 인재를 끌어 모으려는 노력과 신하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으려는 노력이 당나라를 문화대국으로 성장시킨 원동력이 되었다. 절대 권력을 손에 쥐게 되면 누구든 쉽게 초심을 잃게 마련이지만 이세민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이것이 이세민을 높게 평가하는 이유가 아닌가 생각해본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건국과 치국의 차이점이라든가 나라를 다스리기 위해 어떠한 점을 명심해야 하는지 등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도움이 되는 말들이 참 많다. 치열하게 살아가야 하는 것이 당나라가 있었던 때나 지금 우리가 사는 세계나 마찬가지다. 목숨을 걸고 나라를 세우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무한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 노력은 아무렇게나 나오는 것이 아니라 현명하게 처신하고 주변의 도움을 받지 않는다면 오랜 세월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 지금 중국의 위상이 점점 높아져만 가는 시점에서 이 책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과연 우리는 어떠한 자세를 시대의 변화를 맞이해야 하는지 현명하게 고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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