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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 빙하기에 살고 있다 - 얼어붙은 지구와 인류의 미래
더그 맥두걸 지음, 조혜진 옮김 / 말글빛냄 / 2005년 12월
평점 :
절판
세월에 무게를 이기지 못하여 작은 날씨 변화에도 내 몸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걸까? 만약 사실이라면 너무 씁쓸해진다. 아직 창창한 나이에 서서히 노화되는 몸뚱이를 바라보는 것은 육체적으로나 심적으로 힘든 일이다. 이런 추위에 나약해지는 모습을 보이기는 싫다. 내가 어릴 때는 지금보다 날씨가 훨씬 혹독했었던 것 같다. 얼음도 지금보다 훨씬 더 두꺼웠고, 기온도 훨씬 더 추웠었다. 아마도 내 기억엔… 그때는 그런 날씨도 아랑곳하지 않고 열심히 뛰어다녔다. 이것도 내 어린 시절 기억의 망각일까? 아마 현재 측정기술의 진보를 보더라도 단지 기억의 망각만은 아닌 듯 하다. 분명 지난 수 십 년간의 온도 측정 기록을 보면 온난화로 지구는 서서히 달궈지고 있다. 빙하가 빠른 속도로 녹고 있으며 해수면은 상승하여 적도부근의 몇몇 섬나라는 몇 십 년 안에 바닷물에 잠길 것이라는 소리가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그렇다면 정말 지구는 뜨거워지는 걸까? 얼마만큼 뜨거워진 후에 다시 안정을 찾을 수 있을까? 생명체가 살아갈 수 없을 정도로 뜨거워지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금성처럼 말이다.
이 책에서는 내가 궁금했던 점을 거시적 관점에서 잘 설명하고 있다. 지구가 탄생한 이래로 빙하기와 간빙기는 주기적으로 발생했던 듯싶다. 지구상의 빙하 흔적들을 연구한 결과 빙하기의 반복적인 발생으로 인류 생활에도 많은 변화가 왔다. 최근에 발생한 빙하기가 과학자들 말에 의하면 홍적세 빙하기라 한다. 그 기간이 생각보다 길게 이어진 듯한데, 이 시기에는 지질학적으로나 기후학적으로 많은 변화와 흔적을 지구상에 남겼다. 어처구니없는 말 같지만 성경에 나오는 대홍수가 사실일 수도 있다는 흔적들은 지구상 여러 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이 책에서는 빙하기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 지구 자전축과 연관되었다는 가설도 설명한다. 빙하기를 연구한 많은 과학자들의 업적을 다루고 다양한 이론과 측정방법을 설명하여 기후에 관한 흥미로운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과학기술이 발전해도 예측하기 어려운 분야 중에 하나가 기상관측이다. 날씨예보를 위해서 세계최고의 슈퍼컴퓨터가 동원되고 다양한 요소들을 분석하고 계산하지만 아직까지 정확한 날씨를 예보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빙하기는 과거의 흔적이 아니다. 지금도 우리는 빙하기의 수축과 팽창 사이에서 살고 있다. 지금은 정확히 어디쯤인지 가늠하기는 쉽지 않지만 살짝 수축기간에 살고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