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시아 고려인, 디아스포라의 아픈 역사 150년
김호준 지음 / 주류성 / 2013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나라의 힘이 약하다면 누가 피해를 볼까? 구한말 우리역사를 되짚어본다면 알 수 있다. 조선시대 후기 불안한 국제정세뿐만 아니라 내부적으로 정치적 갈등이 고조되면서 많은 백성들은 먹고 살기 위해 나라를 떠나야 했다. 만주로 연해주 등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이주했다. 특히 연해주로 이주한 백성들의 발자취는 동서냉전의 시대적 기류 때문에 그들과 우리는 수 십 년간 아니 백 년 가까이 서로의 존재를 잊고 살았는지 모른다. 이제 시대가 변해가면서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고 끊어진 정서적 동질감을 잇는 중요한 시기가 되었다.

 

 

 

·근대사에 우리 민족은 많은 고난을 겪었다. 일제침략으로 국운이 기울고 주변 강대국들은 마음껏 우리민족을 유린했다. 이 때문에 백성들은 나라를 등지고 이곳 저곳 낯선 땅에서 방황하게 된다. 기록에 의하면 1860년대에 조선인들이 처음 러시아로 이주했다. 그곳에서 그들은 고려인이라고 부르면서 민족의 정체성을 잊지 않았다. 최초 이주민은 먹고 살기 위한 방편으로 이후에는 일제 침략에 맞서 독립을 위한 전초기지로 활용되었다. 이렇듯 만주나 연해주는 우리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곳이었다.

 

 

 

그러다가 소비에트 연방이 탄생하면서 고려인들은 다시 한번 고난의 역사가 되풀이된다. 소비에트 연방에서도 나라 잃은 백성들을 반겨줄 리가 만무하다. 많은 지도자들이 숙청되고 러시아국경지방에 일본진출을 우려하던 소비에트 연방은 고려인을 일본의 앞잡이로 생각하여 지속적인 이주정책의 희생양으로 삼았다. 소비에트 연방의 내전에서 수많은 공헌을 했음에도 그들은 러시아인으로부터 차별적인 대우를 받았으며, 새로운 개간지를 일구어내면 러시아인에게 빼앗기는 일이 반복되었다. 하지만 우리민족의 근면 성실함으로 끈질기게 버티며 살아왔다.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고려인의 삶은 비참하고 비통했다. 지금껏 고려인은 구소련 지역에서 살고 있다. 나라의 약함으로 나타난 불가피한 불행이지만 이들은 극복하여 나름대로의 삶을 꾸려가고 있다. 그러면서 이들의 정체성 고립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심화되었다. 이제는 우리가 고려인의 정체성을 깨우는데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이며 이들과 교류를 더욱 활발히 하여 경제적 자립뿐만 아니라 러시아와 관계 발전을 위한 초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삼국시대까지 우리 역사의 발상지이며 우리땅이라 자부하던 곳이었는데 이제는 낯선 땅이 되어버리고 이곳에서 뿌리를 내린  고려인과 한반도에 사는 우리가 이제 역사적 정체성을 확립하고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하루빨리 찾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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