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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틸드의 텔레비전 없는 날 ㅣ 다릿돌읽기
소피 세레 지음, 이선미 옮김, 이수영 그림 / 크레용하우스 / 2012년 9월
평점 :
절판
아이에게 텔레비전을 보여주는 것은 부모로서도 고민이 많다. 텔레비전이 아이에게 악영향을 끼친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막상 아이를 키우다 보면 자연스레 텔레비전을 시청하도록 방치하는 경우도 많다. 극성스런 아이들이 잠시나마 조용해지는 순간은 텔레비전 앞이기 때문이다. 이런 편안함을 알기에 부모도 못이기는 척 방관하게 된다. 한편에서는 양심의 가책을 느끼면서도 혈기왕성한 아이들의 체력을 감당해내지 못하는 부모의 입장을 이해한다. 그렇다면 텔레비전에 빠져 지내는 아이나 가족에게 어떤 영향을 줄까?
이 책에서 보여주듯이 오랜 시간 동안 온 가족이 텔레비전만 시청하면 가족간의 대화가 단절된다. 텔레비전 시청 동안은 가족간에 대화가 사라지고 모든 관심은 텔레비전 시청에만 집중하게 되면서 가족간의 소통부재로 무관심으로 일관하게 될 수도 있다. 더 큰 문제는 아이들의 언어 발달이나 정서 발달에 문제가 발생한다. 텔레비전에 의존하게 되면서 교육적이지 않는 내용까지도 무방비로 받아들이게 된다. 또한 시간이 텔레비전 시청으로 낭비되는 시간으로 개인이나 가족간에 발전을 위해 쓰여져야 할 소중한 시간의 기회비용이 상실된다.
이런 상황이 점점 지속되거나 악화된다면 가족이라는 울타리 자체가 붕괴될 수도 있다. 텔레비전은 양날의 검과 같다. 유용하게 활용될 수도 있지만 자칫 잘못하면 노예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아마 요즘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그 속에 빠져드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주변 사람들과 대화가 단절되는 현상과 비슷한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런 저런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사람의 편리함을 위해 만들어진 기계가 서서히 사람을 파멸시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부모로서 고민이 많다.
이 책은 내가 우려하던 상황을 무척 훌륭하게 그려냈다. 텔레비전이 가족들의 모습을 어떻게 바꿔버렸는지 단편적으로 알 수 있다. 우리 가족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는 책 속에 나오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내 스스로 반성해본다. 항상 주말 아침에 나보다 일찍 일어나 텔레비전을 시청하는 아이를 보면서 뭔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생각만 갖고 있었다. 이제는 방관만 할게 아니라 가족간의 화합이나 아이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함께 할 수 있는 무엇인가가 필요하다. 앞으로 그런 것을 찾는 것이 이 책을 읽은 후 나의 숙제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