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촘스키, 희망을 묻다 전망에 답하다 - 불편한 진실과 마주한 미래, 과연 희망 버스는 달릴 수 있을까?
노엄 촘스키 지음, 노승영 옮김 / 책으로보는세상(책보세) / 2011년 11월
평점 :
품절
우리 삶의 모습은 다양하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삶을 살거나 해를 끼치는 삶을 살수도 있고 또는 조용히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사는 사람들도 있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가? 이런 질문에 명쾌한 답을 내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서로 얽히고 설킨 복잡한 삶 속에서 내 스스로를 찾지 못하고 둥둥 떠다니는 느낌이다. 이렇듯 개인의 삶은 복잡하고 예상하기 어렵다. 복잡한 것은 이뿐만이 아니라 거시적 관점의 국가도 그렇다. 정책이나 추구하는 노선 등 국가 시책도 인간의 삶만큼 복잡하고 정책 입안과정은 무척 피곤해 보인다. 각 나라의 존재목표는 인간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최우선 정책이 수립되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인간이 지내온 역사를 살펴보면 많은 곳에서 탐욕을 채우는데 국가권력이 동원된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우리가 추구하는 민주주의는 과연 얼마나 민주적일까? 이 부분도 충분히 고민을 해볼 필요가 있다. 세계 경제는 나날이 발전하는데 여전히 세계 곳곳에서는 굶주림과 질병으로 많은 사람들이 죽어간다. 왜 이런 아이러니한 일들이 일어날까? 그것은 이런 물음으로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자본주의와 민주주의가 단짝을 이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삶을 행복하게 했을까? 분명 그 안에서 행복을 누린 사람도 있을 것이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더 많이 발생했다. 아마도 민주주의와 자본주의가 원래 취지에서 왜곡되고 변질되어 나타난 폐해가 아닌가 생각해본다. 그 결과로 가진 것 없는 자들의 숨통을 조이는 도구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바는 세계 최강대국들은 자신들의 부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많은 약소국들을 짓밟고 심지어 자국의 국민들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잘못을 직시하지 못하도록 했다. 과연 이 어처구니 없는 일들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믿지 못하겠지만 아이티, 파나마와 팔레스타인 거주지역 등 자국의 힘으로 사건을 해결하지 못하는 이면에는 강대국의 불공정한 힘이 작용했다. 미국을 비롯한 강대국들은 의도적으로 그들의 자립을 방해하거나 전복시키는 일을 반복했다. 우리가 보지 못하는 세상에는 그런 일들은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 단지 힘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죄인이 되어 이웃과 가족의 삶을 지키지 못하는 일들이 세상에는 존재한다.
이 책은 우리가 진리로 알고 있는 많은 사실에 일침을 가한다. 민주주의의 왜곡과 자본주의의 문제점과 함께 강대국들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어떠한 정책을 추구하는지 그 진상을 낱낱이 파헤쳐준다. 대표적으로 미국정부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얼마나 많은 잔혹한 전쟁을 요구하며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소국들을 무참히 짓밟았는지 알 수 있다. 특히 아메리카 대륙의 많은 나라들은 미국의 힘 앞에 오랜 세월 민주화를 이룩하지 못했다. 미국은 자기들 입맛에 맞게 타국의 민주정부를 전복하거나 테러집단을 지원하는 등 우리가 언론으로 듣지 못하는 많은 이야기를 한다.
최근의 전쟁을 보더라도 우리는 미국정부의 일면을 알 수 있다. 이라크전쟁은 폭력적인 집단을 응징한다는 명분으로 시작됐지만 근본 이유는 이라크에 매장된 석유 때문이다. 현대사회에서 석유자원은 국가경쟁력이다. 이를 얻기 위해 갖은 핑계로 전쟁을 일으키며 전쟁 후에는 석유자원 개발을 다국적기업에 맡기게 된다. 전쟁의 후유증은 그 땅에 남은 사람들의 몫이다. 종교, 민족간의 불화나 증오만이 남아 하나로 뭉치지 못하고 자국경제 발전에 막대한 장애물이 될 것이다. 이스라엘을 한번 살펴보자.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지역을 봉쇄하고 그들을 물리적으로 통제를 하며 수시로 폭력을 행사한다. 그 속에서 수많은 어린아이, 힘없는 노인과 여자들이 희생되어 간다.
과연 이것이 우리가 숭배하는 진정한 민주주의의 모습일까? 전쟁을 통해 죽어가는 사람은 보지 못하고 눈앞에 이익만을 본다면 우리가 갈망하는 민주주의는 애당초 없던 것이다. 초저녁에 죽은 것이다. 우리가 진정한 민주주의를 열망한다면 전쟁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접근해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가 원하는 민주주의를 이끌 수 있다. 우리는 다른 방법은 찾아보지도 않고 전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이것은 민주주의를 이끌어 내는 방법이 아니라 서로간에 더 깊은 골을 만드는 것이다. 우리 민주주의 상황을 유심히 살피며 올바른 방향으로 가도록 충분히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