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2

고구려 2 - 미천왕, 다가오는 전쟁
김진명 지음 / 새움 / 2011년 3월

고구려 역사를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하여 일반 대중에게 널리 알린다. 역사 소설은 역사를 일반 대중에게 널리 알리기 위한 적절한 시도가 아닌가 싶다. 그런 의미에서 고구려는 자랑스런 우리 역사이면서도 말로 표현하기 힘든 안타까움이 묻어나는 나라다. 그저 뜬구름 잡는 듯한 역사의 편린만 존재할 뿐이지 고구려 역사의 전반적이며 세세함까지 알기란 쉽지가 않았다. 현재의 우리의 지리적 상황과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고구려를 연구하는 사학자들의 부재도 큰 문제였을 것이다. 사료의 고찰과 연구는 일부 학자들의 전유물이었다. 이러기에 일반인들이 범접할 수 없었으며, 역사의 대중화에 걸림돌이 된 것은 사실이다. 내용 파악도 쉽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우매한 학자들의 시각으로 우리 역사는 찬란하고 유구한 세월을 꿋꿋이 지켰는데도 왜곡되고 축소되었다. 특히 삼국시대의 역사는 더욱 그러했다. 

우리의 역사는 역사학자들의 시선으로 알려지고 가르쳤기에 그들이 그리는 대로 일반인들은 받아들일 뿐이었다. 그러나 시대가 변해 지금은 소통이 가능한 터전이 마련되어 역사정보를 일반인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또한 학계에서도 다양한 시각으로 역사를 바라보는 시도가 진행되고 있으며 많은 대중역사서가 출판되기에 이르렀다. 물론 아직까지 부족함이 많다. 그런 와중에 일반 대중에게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는 역사소설을 만나게 되었으니 고구려에 대해 일반 대중들에게 소개하기에는 이만한 것도 없을 법하다. 

이 소설은 1편의 내용을 이어서 을불이 기상을 펼치기 위한 적극적인 향배를 서술한다. 운명의 길로 들어섰지만 그 앞에는 많은 시련이 있다. 고구려 봉상왕의 끈질긴 위협뿐만 아니라 평생의 라이벌인 모용외도 라이벌로서의 위용을 갖추기 시작한다. 여기 저기서 꿈틀거리는 그 시대 영웅들의 윤곽이 서서히 들어나기 시작하는 것이다. 역사서에 등장하는 큼직한 인물들이 자신의 기상을 만천하에 알리기 위해 쉴새 없는 각축전을 벌인다. 잡아먹을 듯이 덤벼들다가도 화해의 손짓을 하며 온갖 지략과 술법으로 자신의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그들을 볼 수 있다. 숨막히는 그들의 모습을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쫓고 쫓기는 현대인의 삶의 모습이 보인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사람들의 사는 모습은 변함이 없는 것 같다. 단지 세월의 흐름만 있을 뿐이지... 

고구려 2권의 끝은 을불이 왕위에 오르면서 끝난다. 수 년간 봉상왕에게 끊임없는 핍박을 받아오던 사람들을 대신해 재상 창조리는 반란을 일으켜 봉상왕을 권좌에서 쫓아내게 된다. 그 자리에 을불, 미천왕을 세운다. 이 부분은 역사서에 내용과 같다. 갈대 잎을 꽂은 창조리가 앞장서 반란을 일으키는 장면은 과연 어땠을까, 살짝 사실을 비틀어 보자면 그때 그 사람들은 정말 봉상왕이 미치도록 싫었을까라는 의문을 잠시 가져본다. 폭정을 일삼아서 쫓겨난 것인지 정치적인 이유로 쫓겨난 것인지... 을불의 입장에서는 해피엔딩이지만 봉상왕, 상부의 입장에서는 악몽이었을 것이다. 쓸데없는 생각이었지만 봉상왕의 입장을 좀 더 다뤘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아직까지 소설이 갈 길이 멀기에 빨려 들어 갈 듯한 흡입력은 부족하다. 소설의 후반부로 갈수록 작가가 어떻게 전개해 나갈지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