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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ㅣ 동양고전 슬기바다 1
공자 지음, 김형찬 옮김 / 홍익 / 2005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논어가 공자의 가르침이라는 것을 어렴풋이 알고만 있었지 읽을 엄두를 내지 못했다. 한자에 대한 두려움이라고 해야 할까, 조선시대의 선비들이 그리도 숭상하던 인물이기에 웬만큼 공부하지 않고서는 범접할 수 없을 거라고 지레 겁먹었다. 내가 뭐 이 분야로 진출해서 학자가 될 것도 아닌데, 한번 읽어보기라도 하자라는 마음에 도전을 했다. 한자에 대한 부담감이 없는 책을 찾기 시작하여 찾은 책이 이것이다. 이 책은 내용을 이해하는데 한자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필요 없는 책이다. 어려운 한자가 없으니까 읽는데 큰 불편함은 없을뿐만 아니라 논어의 내용이 그다지 어려운 것은 아니라는 생각에 자신감까지 갖게 되었다. 그 숨은 뜻까지 헤아리기에는 지식의 부족함이 있지만 대략적인 내용을 이해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다. 또한 논어의 내용이 공자가 일상에서 언급한 말을 제자들이 정리한 것이라 내용이 딱딱하거나 어렵지 않다. 하지만 일상의 대화를 기록한 글이라 간결한 문장에 내포된 의미를 파악하려면 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듯 하다.
이 책은 논어를 쉽게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이 책 저자의 눈과 입을 통해 걸러지고 다듬어진 글이다. 온전히 논어의 뜻을 이해하는데 한계가 있을 것이다. 이는 원문을 해석할 수 있는 사람이 각자 나름대로 해석하고 풀이할 수 있는 것인데, 누군가가 한글로 풀이한 글을 읽어야 하는 번역서의 한계일 것이다. 이런 부분에서 원문을 읽을 능력이 없는 나는 공자가 말한 바를 내 나름대로 판단하고 풀이할 수 없는 현실에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뒷부분에 원문이 실려있기는 하지만 두려운 한자의 뜻을 헤아리기는 무리가 있었다.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숨은 뜻까지 헤아리기 위해서는 한번만 읽어서는 알 수 없다. 옆에 끼고 생각날 때마다 읽어야지만 조금이나마 이 책을 읽으면서 공부했던 옛 선인들의 마음을 이해하려나. 한글로 풀이한 이 한 권으로 옛날 선비들이 평생을 공부했던 내용을 이해한다는 건 무리지만, 논어가 무엇을 말하는지 대략적인 파악은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