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진 - 엄마 뱃속 9개월에 관한 모든 오해와 진실
애니 머피 폴 지음, 박인균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남자들이 생명의 탄생에 경이로운 마음으로 느끼기란 쉽지가 않다. 결혼하기 전의 미혼 남성들은 특히 더 그럴 것이다. 나 역시 결혼 전에는 임신이나 아기에 대해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다. 길거리에서 아기들을 봐도 유심히 살펴보지 않고 그냥 지나치기 일쑤였다. 물론 지금은 다르지만 말이다. 그러기에 결혼과 아이를 키우면서 여자가 아이를 갖는다는 것이 경이로운 일이라는걸 알게 되었다. 임신을 한다는 것은 단지 생물학적인 임신이 아니라 부모가 되기 위해 많은 노력과 준비를 해야 한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첫 아이를 낳고 기르면서 무지한 부모 티를 너무 냈다. 물론 아이에 대해 공부를 하며 노력을 기울였지만 아직도 많은 부족함을 느낀다. 지금 나의 부인이 둘째를 임신하니까 발등에 불이 떨어진 듯 좀더 노력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이 책은 아이를 준비하거나 임신중인 부부들을 위한 임신지침서나 육아백과는 아니다. 임신에 관해 좀 더 철학적이거나 학문적인 접근을 했다면 맞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가 임신을 하고 궁금했던 점을 기자의 직업정신을 발휘해 파헤쳐가는 부분이 이 책의 매력이 아닌가 싶다. 이야기를 하거나 일기를 쓰듯이 전개되는 부분은 여느 딱딱한 전문서적보다는 접근하기가 수월하다. 본인이 임신을 하고 궁금한 질문에 대해 전문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아이가 자궁에서 어떻게 지내는지에 대한 궁금증의 대답은 신선한 접근이다. 산모의 입장에서 근본적인 질문과 대답을 하는 책을 드물다. 하지만 읽다 보면 다소 산만한 느낌이 든다. 다루는 내용도 방대할 뿐만 아니라 아직 확실하지 않거나 탐구중인 주제를 다루다 보니까 과학적 근거가 미흡해서 인지도 모르겠다.

 

산만한 면이 있기는 하지만 임신계획이 있거나 임신한 부부들은 한번은 읽어볼 만한 내용이다. 임신에 관한 많은 속설들을 과학적인 접근을 통해 어느 정도 답변이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임신, 출산 관련 서적에서는 다루지 않는 부분도 이 책에서는 다루고 있다. 예를 들자면 임산부들에 대한 사회적 책임 같은 문제들을 이야기 한다. 임신 중에는 외부의 심각한 환경이나 스트레스에 노출되면 태아에까지 악영향을 미친다. 우리네 어머님들에게 항상 좋은 생각과 좋은 것만을 보고 마음을 편히 가지라는 많은 이야기를 들었을 것이다. 이런 이야기가 얼마나 타당한지 이 책을 읽고 있으면 자연스레 알 수가 있다. 이렇지 못하고 심한 스트레스에 노출된 태아는 출산 후에 성인이 되어서도 그 영향이 미친다고 여기서 말하고 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아이가 임신되는 순간부터 태어나기까지의 어머니의 뱃속에서 아이가 느끼고 경험하는 부분이나 산모가 아이에게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를 과학적 근거를 통해 설명을 한다. 물론 지식전달만을 위한 논리적이거나 딱딱한 문체는 아니다. 서술형의 대화하는듯한 문체로 읽는 이로 하여금 거부감을 덜 느끼도록 하려고 애쓴 흔적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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