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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자의 음모 - 위험천만한 한국경제 이야기
조준현 지음 / 카르페디엠 / 2011년 5월
평점 :
이 책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굉장히 도발적이다.”라고 말할 수 있다. 현정부에서 진행하고 있는 많은 정책들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하는 수위는 현정부에 한이라도 서린 것 같다. 아무튼 간에 저자의 글에서 답답함을 뚫어주는 후련함을 느낄 수 있다. 과연 우리가 모르는 음모라는 게 있을까 저자의 주장을 차근차근 읽다 보면은 나름 그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 정책의 정곡을 찌르는 그의 촌철살인 같은 말들은 우리 정부가 고심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하고 있다. 그저 정부정책에 무작정 반대한다는 생각보다는 사회 각층의 다양한 생각을 수용한다면 우리가 한걸음 전진하는데 큰 보탬이 될 것이다.
이 책은 우리가 당연시 받아들였던 사실들이 과연 옳은 것인지를 고민하게 한다. 그 중에는 우리나라의 수출주도형 경제구조에 대한 비판도 있다. 60년대 이후부터 우리나라는 외국에 제품을 수출하면서 경제성장을 이뤘다. 이는 국민들 머릿속에 깊이 각인되어 발전을 위해서는 수출밖에 없다는 생각을 심어주었다. 과연 이 진리와도 같은 사실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을까? 이 책은 시대상황에 맞게 경제구조 변화의 필요성을 논리적으로 설명하며 현재 정책을 반박하고 있다. 우리는 지난 몇 년 동안 국제 금융 위기 때문에 큰 타격을 받았다. 이는 수출주도형의 경제구조가 갖는 취약점 때문이라고 설명을 하며 내수중심의 시장을 형성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외부환경의 변화에 언제든지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의 주장이 나름 설득력을 가지고 있는 것은 많은 선진국이 내수시장이 충분히 형성되어 있어서 외부 환경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다. 물론 수출주도형 경제구조냐 내수 중심 구조도 장단점이 있을 것이다. 총성 없는 경제전쟁 속에서 살아 남으려면 우리는 많은 고민을 하며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할 것이다.
여기서 소개하는 글 중에 공감이 가는 글은 대기업 위주의 경제구조와 4대강 사업에 관한 저자의 비판이다. 우선 대기업 위주의 경제성장에는 장단점이 있다. 자금력을 갖고 세계무대에서 맹위를 떨치는 몇몇 기업의 위상은 자긍심을 느낄 수 있지만 국내시장을 놓고 본다면 과연 우리경제의 이득이 되는가는 재고해야 할 것이다. 대기업 위주의 경제구조로 편성되다 보면 중소기업들은 대기업에 종속적인 관계가 형성된다. 사회 곳곳에서 나타나는 중소기업의 종속화 현상은 시간이 더하면서 점점 심해지고 있다. 많은 중소업체들이 대기업에 눈치를 보면서 경쟁관계 대신 대기업에게 생사여탈권을 맡긴 상황이 되었다. 이런 우리나라의 부조리한 경제구조를 저자는 날카롭게 비판하고 있다. 또한 정부가 주도적으로 진행하는 4대강 사업에 대해서도 맺힌 한을 풀듯이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천문학적인 돈을 투입해서 토건사업을 진행하고 그 관리를 위해서도 엄청난 돈을 사용해야 한다. 문제는 이명박 정부가 제시한 토건사업으로 일자리 창출을 하겠다는 생각에 대해 직접적인 비판을 하고 있다.
8가지의 우리사회 부조리에 대해 저자의 날카롭게 비판은 모두를 수긍하기는 어렵지만 대다수는 저자의 논리가 설득력이 있다. 단지 감정이 섞인 듯한 저자의 필체와 우리사회에 만연한 색깔론을 연상시키는 문체들이 종종 보인다. 어쩌면 이런 나의 생각도 우리사회 부조리에 영향을 받은 사고 때문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하나의 상황에 대해 여러 생각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측면에서 이 책은 훌륭하게 그 역할을 하고 있다.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다시 한번 고민하게 하며 기득권을 가진 집단의 주장을 아무런 여과 없이 받아들인 것은 아닌가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되었다. 이 책은 여러 측면에서 다양한 시각을 느낄 수 있으며 생각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유용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