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계, 인간의 도리를 말하다 푸르메 어록
김영두 엮음 / 푸르메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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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에서 요구하는 인재상은 무엇인가? 요즘 여러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말 중에 하나가 "창조적 사고"라는 단어일 것이다. 과연 창조적 사고를 하는 인재가 되려면 어찌해야겠는가? 논리적이고 철학적인 사고를 함으로써 생각의 깊이를 키우는 것은 물론이고 폭넓은 안목으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요즘 현대사회가 요구하는 신인재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의 교육은 습득한 지식을 사회에 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현실적인 교육이 이뤄지다 보니 원론적인 사고보다는 정보 습득에 치중하였다. 그러다 보니 우리나라에서는 유능한 인재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유독 세계적인 석학이나 창조적인 기업가들을 배출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우리 선조들은 어떻게 행동했는지를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짧은 글이지만 이 책을 통해 우리 선조들은 문제의 원론을 파악하기 위해 치중했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이는 우리들보다 훨씬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생각된다. 단적인 예를 들면, 우리 선조들은 책을 읽고 또 읽어서 그 속에서 말하는 진정한 의미를 알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며 이를 실천하기 위해 끊임없는 자기 수양의 길을 걸었다. 현대인들이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많이 앞설 수 있으나 정신적인 면이나 철학적인 사고는 선조들의 자세를 받아들여야 하지 않나 싶다. 그 근간은 조선시대의 성리학이며, 수많은 학자들이 끊임없이 이론을 현실에 적용시키려고 노력하였다.

 

성리학이 조선시대에 받아들여지면서 사대부들의 정치적 사상의 기반이 되었고, 이 때문에 현대인들이 생각하기에 조선은 보수적이고 굉장히 수동적인 나라로 비춰졌었다. 이 책을 읽다 보면은 조선시대가 우리가 상상하던 그런 고리타분한 나라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으며 그들은 배움을 위해 몸소 실천하는 학문을 지향했고 시대 상황이나 풍습에 따라 어느 정도 융통성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예의범절을 강조하여 철저한 위계질서가 있는 사회를 이뤘다. 물론 현대인들에게 성리학의 가르침을 행하라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책을 읽다 보면은 인간이 살아가는 본질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같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는 현명하게 필요한 것은 취하고 불필요한 부분은 개선하여 내 것으로 만드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현대인들에게 성리학은 다소 생소하다. 물론 역사책이나 여려 매체를 통해 성리학이라는 단어는 들었겠지만 그 내용을 아는 이를 극히 드물 것이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성리학이 지향하는 바가 무엇인지 대략적으로나마 알 수 있고, 특히 퇴계 이황 선생이 추구했던 학문적 성향을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책의 구성은 문답형식으로 제자의 질문에 선생이 답하는 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단원마다 첫 장에 그에 대한 설명을 곁들이고 있다. 이 책에서는 퇴계 선생이 추구하던 학문의 길을 알 수 있도록 수많은 말씀들을 실었으며, 이론과 행동을 일치시키기 위해 몰두했으며 그러한 삶을 살기 위해 굉장한 노력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선생의 말 중에서 특히 기억에 남는 내용은 독서에 관한 이야기다. 독서는 글자를 읽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의미하는 본질을 파악하기 위해 끊임없이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겉핥기 식으로 읽어서는 전혀 도움이 되질 않는다고 말하는 선생의 말씀이 가슴 깊이 남아있다. 요즘 내가 고민하는 것 중에 하나가 독서의 방법에 대해서다. 책을 읽는다고는 하지만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면 앞의 내용을 잊는 것은 물론이고 책에서 말하는 내용을 내가 제대로 파악하는지 조차 의심스러울 때가 많다. 이런 나에게 선생의 말씀은 나에 대한 반성의 기회를 갖게 되었으며 많은 도움을 주었다. 책 속의 말들을 음미하다 보면 그 시절에 선생의 생각과 동화되는 듯한 착각에 빠지며, 학자로서 배움의 길에서 고민하는 선생의 모습이 선하다.

 

우리는 선조들의 행했던 사고방식이 현대사회와 맞지 않는다는 선입견을 갖고 무조건 배척할 것이 아니라 쫓아야 하는 선조들의 훌륭한 습관은 습득할 필요가 있다. 물론 현대사회와 맞지 않는 부분도 없지는 않겠지만 융통성을 갖고 활용한다면 선조들의 남겨준 훌륭한 정신적 유산을 현대사회에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책을 읽으면서 내용을 설명하는 부분을 좀 더 자세히 다뤘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책을 읽을수록 점점 더 선조들의 사고 방식이 궁금해 지는데,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제한적이다. 책을 읽으면서 나 역시 책의 내용을 고민하면서 그 뜻을 알려고 노력을 하게 된다. 아마도 이런 점이 이 책의 장점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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