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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숨은 왕 - 문제적 인물 송익필로 읽는 당쟁의 역사
이한우 지음 / 해냄 / 2010년 12월
평점 :
품절
요즘 한국 정치를 보면 열불이 난다. 과연 그들이 행하는 정치라는 것이 국민들을 위하는 것인지 당을 위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그런 실망감이 누적되다 보니까 정치판의 행태를 부정적으로 보게되며 점점 멀리하게 된다. 초등학생 싸움도 아닌데 국회의원들의 싸움질에 관한 것이 뉴스의 대부분이다. 물론 열심히 일하는 정치인도 있겠지만 많은 국민들에게 존경을 받을 만한 인물은 현정치판에서는 없는 듯하다. 과연 그 이유가 무엇인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곰곰히 고민하고 바로잡아야 한다. 현대 정치에서만 당리당략이 존재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아마 우리 역사에서 당파로 무리를 지어 정치를 일삼은 시대는 조선시대가 절정이였을 것이다. 조선 중기 이후는 당파싸움으로 인해 무고한 생명들이 수없이 사라졌을 뿐 아니라 당리당략의 결정체였다고 말할 수 있다. 왜 조선시대에는 당파가 나눠졌으며 수많은 사람들이 사력을 다해 서로를 배쳑했는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우리가 몰랐던 사실들을 어느 정도 알 수 있다. 조선시대 당쟁의 역사와 그 중심에 있었던 인물들의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다. 우리는 그 싸움의 결과에만 관심이 있었을 뿐이지 그것이 일어나게 된 원인의 실체 파악에는 소홀하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조선의 당쟁이 심화되기 시작한 것은 선조때부터 시작이 된다. 그때부터 동인과 서인의 당파분쟁의 씨앗이 태동하게 되며 본인들이 꿈꾸는 이상을 향해 끊임없는 설전이 오고간다. 이 당쟁의 역사는 조선 후기까지 무려 300년 동안 계속되어지는데 당쟁이 심화되여 임금도 서인과 동인으로 나뉘게 되는 사태가 되기도 한다. 오로지 당파만 있을 뿐이다. 그 시작의 중심에 선 인물이 송익필이라는 사람이다. 역사속에서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이 사람이 조선시대 300년 당쟁의 불씨였다고 하니 후세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친 인물인지를 알 수 있다. 그와 함께한 인물들이 이이, 정철 등 이름만 들어도 고개가 끄덕여지는 역사속의 위대한 인물들이다.
송익필의 출중한 학문과 능력으로 수많은 제자를 길렀으나 신분적 제약으로 인해 직접적으로 정치에 나서지는 못했다. 하지만 서인들의 배후에는 항상 송익필이라는 인물이 있었다. 이 책의 특이할 만한 점은 여느 역사책과는 다르게 픽션과 논픽션의 중간쯤 형태로 글이 쓰여져서 사뭇 지루해지기 쉬운 역사의 사건들을 흥미롭게 접할 수 있다. 꼭 역사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이다. 저자가 사실적 자료를 기반으로 책을 지필했다고 주장하기에 인물에 대한 판단은 읽는 독자가 해야 한다. 읽는 내내 이 인물에 대해 어떻게 판단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송익필이라는 인물을 중심이기에 그 시대의 복잡한 정치상황에 대해 포괄적이고 깊이있게 다루지는 못한 것 같아 아쉬움 남는다. 송익필 개인의 사상적 기반을 좀 더 다뤘으면 하는 바램과 그 인물을 판단할 수 있는 좀 더 많은 서술이 있었으면 한다. 물론 참고할 만한 자료가 부족한 것은 이해하지만 책의 내용이 2% 부족한 듯한 느낌은 가슴한켠에서 떨쳐낼 수가 없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조선 선조시대의 당파싸움의 시작과 그 이후, 조선역사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역사속에서 송익필이라는 인물을 긍정적으로 비추던 부정적으로 평가하던 간에 300년 조선역사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만으로 송익필이라는 인물이 어느 정도인가를 가늠할 수 있었으며 좀 더 다양하게 서적을 통해 다뤘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