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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 유생들의 나날 1 - 개정판
정은궐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09년 7월
평점 :
품절
어느 덧, 이 책에 몰두하여 글자 하나하나의 의미를 되새겨 보기 시작한지 몇 주가 흐른것 같다. 처음에 호기심에 읽기 시작했는데 지금은 너무 빠져들어 다음 이야기의 궁금증을 참지 못해 손에서 책을 한시도 놓을 수가 없다. 업무 시간에도 책으로 손이 슬금슬금 가니 할말 다 했다. 이러다 큰 낭패를 보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현실 생활의 걱정거리를 잠시나마 잊을 수 있다. 나를 그 시절 조선시대 성균관은 물론이고 궁궐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만 같다. 그 속에서 나는 주인공들이 하는 행동을 하나 하나 눈여겨 보면서 그들과 함께 생활하는 것만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곤 한다. 소설이 끌어들이는 매력이 그만큼 크다고 할 수 있다.
이전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에서 등장했던 "잘금 4인방"이 대과에 급재하여 궐에서 생활하면서 겪는 일들을 현대적 감각에 맞게 잘 구성하였다. 소설의 문체 역시 옛문체와 지금 사용하는 문체의 타협한 정도의 문체로 쓰여져 있다. 어찌보면 전반적인 책의 평가가 너무 가볍게 여겨질지도 모르지만 그만큼 읽는 독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요소가 아닌가 싶다.
옛 문체를 고수하여 괴리감을 느끼지도 않고 현대적 감각에 맞게 구성한 문체는 코믹한 요소를 중간 중간에 삽입하여 읽으면서도 입가의 미소를 짓게 만든다. 물론 김훈 작가가 쓴 글처럼 옛문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다소 실망할 수도 있으나 이 소설만의 매력은 충분히 있다. 또한 그 시대의 고민거리를 소재로 삼다보니까 내용이 너무 가볍지도 않다.
정조가 꿈꾸는 꿈을 규장각을 통하여 이루려고 하고 그것을 저지하려는 대신들과의 갈등은 또 다른 재미를 선보인다. 물론 문제를 해결하는 해결사 역시 우리의 잘금 4인방이다. 끊이지 않고 발생하는 일들이 우리의 인생과 별반 다를게 없다. 어떤 일이 끝났다고 생각하면 새로운 산이 우리앞에 가로막는게 우리네 인생이라면 우리네 인생을 잘 이야기한 것 또한 이 책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