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의 이동 - 지금까지 세상에 없던 성공의 방식
데이비드 버커스 지음, 장진원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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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의 이동

 

 

술술 책장을 넘기다가 이메일이 업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 발표에 눈길이 갔다. 도움은커녕 오히려 업무에 해를 끼치고 생산성을 떨어뜨린다는 문장이 눈에 번쩍 떠졌다. 단 한 번도 전자 우편이 생산성을 떨어뜨린다고 생각은 하지 않았다. 물론 쓸데없는 메일들 지울 땐, 화가 나기도 했다. 며칠 메일함을 미처 열지 못하면, 스팸메일이 꽉 들어차 있는 것을 보면 왜인지 화가 머리끝까지 올라갔다. 메일이란 것을 이따위 X한 광고를 위해 사용하다니 더러운 X... 하면서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그런 오염된 상황에 처할 때, 정작 내게 필요한 메일은 아주 극소수라는 사실에 통탄할 만큼 안타까운 생각을 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렇게 메일은 업무에 방해된다는 것을 내 입으로 내 생각으로 직접 문제제기해 본 적은 없었다..

 

저자가 소개하는 브르통이 이야기, 메일을 사용하지 않으면 어떻게 사람들이 변할까 실험에서, 사람들은 대면으로 접촉하고 전화로 더 자주 소통하기 시작했고,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훨씬 더 많은 시간을 업무에 할애했단다. 전자 우편 차단 기간 동안 참가자들이 훨씬 덜 스트레스를 받았단다. 또 다른 실험자 마크는 참가자들에게 메일을 열어보는 시간과 횟수를 제한했더니 참가자들이 훨씬 덜 스트레스를 받았고, 적절하게 메일을 사용하기만 해도 생산성이 훨씬 높아진다고 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이메일이 얼마나 해로운지...알 수 있었다.

 

몇몇 기업에서 고객보다 직원을 우선시해야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단다. 고객의 만족은 직원만족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검증했다. HCLT의 사장은 고객보다 직원이 우선이란 경영방침을 발표한다. 사장인 나야르는 오랜 재직 끝에 CEO 자리에 올랐다. 그때 CIO가 직원들을 칭찬하는 것을 보면서... 나야르는 고객보다 직원을 우선 생각하는 그 사람에게서 앞으로의 경영을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하게 됐단다.

 

이 책은 기존 경영서들과는 다르게 말하고 있어 이상할 지경이지만, 기존의 생각들을 뒤엎는, 일리 있는 말들을 한다. 전자 우편을 버려라, 고객을 2순위로 둬라, 휴가 정책을 버려라, 직원이 떠나게 돈을 써라, 급여를 공개하라, 경쟁금지 조항을 없애라, 실적 평가를 폐지하라, 지원채용을 팀에게 맡겨라, 조직도는 연필로 그려라, 개방형 사무실에 대한 환상에서 벗어나라, 안식휴가를 취하라, 관리자들을 해고하라, 떠나간 직원을 연결하라 ... 내용을 읽어보면 우리가 전혀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들을 한다. 그러나 그것들은 전혀 근거가 없는 말이 아닌 경험에서 나온 이야기라는 데서, 우리는 이 책들을 읽어볼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는 것이다. 평소 이메일의 불편함, 시간낭비, 공간낭비였던 이메일, 거기다 스팸메일, 광고메일로 스트레스 쌓이던 우리들에게 정확하게 꼬집어 명쾌하게 저자는 메일을 버리거나 줄이라고 한다.

 

사실 관리자를 해고하라...라는 제목만 봐도 어라, 뭐 이런 제목이 다 있지? 가슴이 서늘해진다. 조직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충성심을 되살려야 한다. 직원들을 고객보다 우선시 해야 하는 것이 그런 차원에선 정말 설득력 있게... 들린다. 그러나 직원들을 위해주는 회사는 그 직원들이 고객들에게 충성을 다하더라는 글을 읽었을 때는 사실, 그렇구나...란 수긍이 어렵지만... 받아들여본다.

 

휴가 정책이 업무에 방해가 된다는 것을 깨달은 기업들이 생겨났다는 것을 읽으면서 세상이 참으로 변화무쌍하구나 그런 생각을 했다. 기존의 휴가정책이 업무에 방해된다는 것을 연구할 정도로 확 바뀌어버린 이유로 상장에 회사를 올리면서 그동안의 휴가정책이 상장을 올리려는데 걸림돌이 되더란다. 휴가사용을 기록해야한다는 것이다. 근무시간은 따지지 않으면서 휴가시간을 따진다는 것은 모순이라는 문제를 발견한 것이다. 그래서 휴가정책을 없앴다. 휴가정책이 없다고 해서 휴가를 쓸 수 없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쓰고싶은 만큼 휴가를 쓰데, 휴가정책만 없앴던 것이다.

 

이 책에는 이처럼 우리가 생각하지도 못했던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그냥...상장에 올리지 않았으면 몰랐을 것들을 임자가 경험한 이야기들을 과감하게 풀어놓고 있어서, 이 책을 읽는 동안, 변화무쌍한 속도의 시대에 제 3의 통찰적인 눈은 항상 필요하다. 산업혁명 이후 이래, 계속적으로 이어오던 휴가정책이 이렇게 쓸모가 없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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