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의 신 - 어떻게 원하는 방향으로 상대를 움직일 것인가
최철규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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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의 신

 

협상의 신의 마지막 즈음에서 회사에서나 밖에서 협상을 잘 하며 사는데, 왜 집에 와서 와이프하고는 잘 안 되는지 모르겠다.”라는 문장에서 포복절도를 했다. 아주 재미나게 읽으면서도 고개가 끄떡여졌다. 아내에게는 무조건 항복하는 것이 가장 최선의 협상이란 말이 농담으로 한 말이겠지만 내겐 정말 진지한 말로 읽혔다. 우리는 매일같이 사람을 만나고 문제를 만난다. 협상 아닌 관계가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늘 죽 쒀서 개 주었다는 생각을 하던 찰라 읽었던 책, 감명 깊었다. 협상을 아는 상대와 협상을 하면 협상이 아니라 예술이라는 말에는 정말 감탄스럽기까지 했다.

 

가게에 콜라가 떨어졌는데 콜라를 찾는 손님이 있다. 이럴 때 콜라가 다 판매됐네요.”라 한 마디 하면 이 사람은 정말 협상 제로다. “손님, 요새 누가 목마를 때 콜라를 마셔요. 갈증엔 무어니 해도 시원한 생수가 제일여요. 저쪽엔 이온음료도 있고요.”라고 말한다면 결과는 달라진단다. 한마디로 똑같은 상황인데도 어디다 초점을 맞추느냐에 따라 협상결과는 크게 달라진다.

 

이때 콜라는 포지션이고 생수는 니즈이다. 포즈를 공략하지 말고 니즈를 공략하라. 포지션은 가짜다. 협상할 때 진짜는 니즈이다. 즉 요구는 가짜다. 욕구가 진짜다. 거래처에서 거래를 안 하겠다고 한다면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일까라고 포문을 여는 저자를 따라가면서 너무나 재미있게 읽었다.

 

협상을 잘하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 차이는 무엇일까? 관점의 전환이 되느냐 되지 않느냐의 차이란다. 4살 이후로 관점의 전환능력이 생기는데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특히 성공에 대한 추억이 많을수록 오히려 퇴행한단다.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아 있는 그, 그녀 내 이야기에 관심이 있을까? 아니 없다. 가족밖에 없다. 협상이란 내 얘기하는 자리가 아니다. 상대의 관점에서 상대가 관심 있어 하는 얘기를 하는 자리다.

 

협상할 때 창의적인 대안, 앵커링, 양보할 때의 기술, 논리와 근거, 청구오삼, ... 아주 세세하게 묘책이 아닌 지혜가 이 책속에는 담겨있어 그동안 협상하면 무지했던 내 눈이 크게 떠졌다. 지피지기의 마음으로 집중해서 읽었다. 협상에 대한 스킬이 전혀 없던 나도 이젠 협상이란 것을 진지하게 생각해본다. 아하~ 이래서 내가 종종 협상이 미숙해서 귀한 기회를 놓쳤구나하는 무릎 탁치는 내용들이 콕콕 박혀있다.

 

이 책속에선 협상은 무조건 피도 눈물도 없는 전쟁 속에 승리가 아니라, 협상을 훈련하고 또 협상을 훈련받은 사람과 협상을 하면 더 커다란 손해가 나는 것이 아니라 더 커다란 가치를 서로 나누고 얻는 것이라는 서로 윈윈해서 상생하는 법을 이야기 한다. 일반인은 물로, 정치를 하는 사람, 사업을 하는 사람, 외교를 하는 사람, 아니...모든 이 세상에 살아가는 사람이 읽으면 인생이 즐거워질 책이란 생각이 든다. 하다못해 시장에 가서라도 한 번쯤 나도 협상의 카드를 내밀어보고픈 독서였다. 아니 내일 당장 밖에 나가면 협상할 그 사람을 즐겁게 만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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