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주도
박흥석.안학훈.이형석 지음 / 하다(HadA)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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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

어린 시절 아버지가 논밭에서 일하시면서 참으로 한두 잔 드시던, 출출해서 드시던 막걸리가 내가 처음 접한 술이다. 그러던 술이 아버지가 나이가 점점 들어가면서 일이 힘에 부치면 술을 드시곤 하셨다. 그러다가 어느결엔가 아버지는 술중독이 되셔서 말년을 보내셨다. 그냥 술중독으로 끝나면 괜찮은데 꼭 술만 드시면 주사가 심해지던 아버지, 그 바람에 어머니와 우리 형제들은 술하면....지긋지긋한 악몽이 떠오르곤 한다. 그러다 결혼한 남편도 왜 그리 술을 좋아하는지 일하다보면 사업상 한 잔, 일이 힘들다고 한 잔, 그 한 잔이...남편을 중독시키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기도 하는데, 성공주도라니... 눈알이 십리만큼은 마중을 나가는 책 제목이다.

중국을 잡으려면 먼저 고량주부터 잡으라는 목차가 눈에 확들어온다. 중국요리집에나 가야 맛봄직한 고량주, 일명 빼갈이란 이름으로 어른들이 허리춤에 꿰차고 한잔 한잔 홀짝거리를 것 같은 술이다. 동북아 중국에서부터 일본, 몽골, 그리고 동남아 필리핀, 캄보디아, 베트남, 태국을 돌아 유럽 독일, 스웨덴, 오스트리아로 해서 중남미로 건너가 페루와 미국, 캐나다와 사우디로 해서 러시아권으로 넘어가서리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까지 휘휘돌아 술의 여행을 하는데, 사실 내가 술에 취한 것처럼 눈알이 뱅글뱅글 돌아간다. , 이렇게 재미있는 음료인지 몰랐다.

술을 마실 때 횡설수설하는 모습은 밉지만 사업상 은근하게 벽을 경계를 풀어놓는 술은 명약이다. 바늘 하나 들어갈 것 같지 않던 사람도 술 한 잔 들어가면 친구 같아지니 술이 없는 사업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

막걸리와 소주, 위스키, 와인 정도 알던 내겐 참 많은 종류의 술들을 글로 알게 된다. 세계적으로 두루두루 술 종류를 알려준다. 무역하면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과 함께 하던 술.... 각 나라마다 주도가 다르다. 중국의 경우 식자 자리가 중요하단다. 앉는 자리, 음식을 놓는 순서, 건배를 하는 차례등 복잡한 에팃켓으로 이어진다. 이런 식사문화는 판쥐(飯局)라는 단어까지 낳을 정도로, 밥을 매개로 한 게임, 또는 싸움을 벌인다는 뜻이 담겨 있다. 중국의 판쥐는 보통의 식사 자리 이상으로 의미가 있다. 초청받은 사람과 초청을 한 사람들 그 속에는 서열이 있다. 서열을 맞춰 착석하면 술과 함께 상대의 의증을 탐색하며 공격과 방어, 교섭과 타협, 우회와 매복이 줄을 잇는 승리와 패배를 내는 전쟁 같은 식사가 시작된다.

이런 식으로 꼼꼼하게 각 나라마다 펼쳐놓는 술과 그 나라에 문화를 엿보면서 여러 종류의 술들이 비즈니스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 새삼 느꼈다. 사업을 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여행을 하는 사람, 또 외국에 나갈 일이 있는 분들, 외국에 지인들이 있는 경우 친교에 필수적인 것이 술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특히 외국에 나갔을 때 주의해야할 사업과 맞물린 인간관계와 에티멧에서 주의할 점, 알아야 할 예비지식 같은 것을 상세하게 읽을 수 있어 흥미가 진진하다. 무역맨이 세계를 누비며 직접 술문화를 접하는 에피소드들 지루 하지 않게 읽었다.

글로벌 시대에 우리는 전 세계로 비즈니스나 여행을 떠난다. 여행지에서 만나야 하는 현지인들, 그들의 음식문화, 술문화, ... 그 문화를 알아야 에티켓에 어긋나지 않을 때가 있다. 이 책은 술과 문화를 아주 재미있게 들려준다. 언젠가 중국에 여행을 간 적이 있다. 그때 그들의 음식에 대해 아는 바가 없어 그냥 한식 식당에 가서 밥을 먹느라 고생했던 기억이 있다. 그때 그들 음식 정보를 알았다면 그 지방의 특유의 음식을 맛볼 수 있었는데 ...하며 후회한 적이 있다.

첨예한 대립 속에 상대방을 설득해야 하는 전쟁같은 비즈니스 세계, 해외에 나가서 교섭하여 얻어내야할 것이 있을 때, 꼭 때려눕히지 않더라도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돌파구를 찾을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주는 것이 술이라면, 마셔볼 만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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