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을 탈출하는 방법 - 각자도생의 경제에서 협력과 연대의 경제로
조형근.김종배 지음 / 반비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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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을 탈출하는 방법

 

 

신자유주의체제로 인해 전 세계가 유행병에 걸린 듯 앞 다투어 무한경쟁 시대에 돌입해가는

급류 속에, 내 스스로 걸어가는 것이 아닌 휩쓸려 몰려가는,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흘러가는 우리들의 삶의 강을 따라가다 보면 과연 이 강 끝은 어디일까? 화려하고 요란하지만 영 실속이 없는 이 강의 정체는 도대체 무엇일까? 내 의지로, 깨어있는 상태로 그 흙탕물을 건너가고 싶은데, 영영 입구도 출구도 보이지 않는 블랙홀 같은 느낌이 나만이었을까? 늘 고민을 했더랬다. 그러다가 서서히 눈을 들어 바라본 내가 속한 사회는 온통 흙탕물 급류였다. 과연 이 급류를 어떻게 타고가 목숨을 연명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또 고민하지만 답이 나오지 않았다.

 

심리학자 아들러는 마음에 병을 고치는 방법 중에는 사회적 지지를 제공하면서 서로 보듬어 안고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적 삶, 그것에 이바지하며 살 때 마음의 병을 치유할 수 있다고, 공허한 마음을 치유할 수 있다는 말을 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어가는 내내 저자들은 공동체적인 삶을 아주 강력하게 밀고 있다.

 

국가가 장사를 해서 이익이 남아야 복지정책을 하는 것이 아니라 복지정책을 펼쳐서 잘 사는 나라가 된 스웨덴을 극찬을 하고 있었다. 사실 내 생각도 그렇다. 세상에 태어나 건강한 정신, 건강한 육체를 가진 사람이라면 모두들 일하며 살아야 한다. 경제적 활동이 가장 커다란 이유가 되겠지만, 적당한 노동은 건강관리상 꼭 필요하다. 그렇다면, 그 노동을 해야 하는 사람들이 일할 수 있는 자리, 그 노동에 합당한 보수, 그 노동자가 살아가 사회적 제반 시설을 제공 받아야 할 권리라든지 기타 등등, 스웨덴이란 나라는 노동자의 천국이라 할 만큼 모든 살아갈 터전과 시스템 복지가 가장 잘 된 나라이다. 사실 나는 스웨덴이 무척이나 부러운 선망의 나라이다. 한 땐 살기가 어려워 국민의 1/4이 미국으로 이민을 떠났던 나라가 어떻게 그런 경제적 부흥을 이뤄 가장 살기 좋은 나라가 되었을까?

 

그것은 한마디로 이익과 분배를 대립 체제로 국가가 경영된 것이 아니고 이익과 분배를 서로 상호 보완하는 체제로 갔기 때문이다. 스웨덴은 그야말로 성장과 분배를 대립시키는 우파의 이데올로기 공세에 대한 확실한 반증이다. 우리가 생각할 때는 이익이 나야 복지정책을 할 수 있다 생각하는데, 스웨덴은 그렇지 않았다는 것... 그것이 참으로 인상 깊은 국가경영 마인드였다. 복지는 깨진 독에 물 붓기가 아니라 투자이다라고 말하는 스웨덴의 경우이다. 이런 선순환 구조가 스웨덴 시장에서는 기하급수적으로 효과가 있었단다. 무상보육이 시행되면서 어린이 집은 보육관련 시설들이 활성화될 것이고, 보육교사 등 고용이 늘어나게 되고 관련 산업이 성장하고 결국 이런 지원들이 시장에서 계속해서 선순환하기 때문에 커다란 효과를 본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동안 공동체적인 삶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내가 어렸을 때, 시골에 살 때 어른 들이 들로 산으로 일을 나가면 아이들은 모여서 함께 놀았다. 들과 산에 어른들이 나가 있는 동안 냇가에서 놀다 깊은 물에 빠질 수도 있고, 또 우물가에서 놀다가 우물에 떨어질 수도 있었는데, 함께 놀던 큰 아이들이나 가까운 곳에서 일하던 어른이 아이들을 구해주곤 했다. 그런 일이 닥칠 때마다 네 아이 내 아이 따지지 않고 서로 보살펴 주는 덕분에 무사히 아이들을 키웠다. 공동체적 육아시스템이 자연스레 이뤄졌던 것이다. 나이 많은 할머니들이 들려주는 옛날이야기 속에서 아이들은 자랐다. 그런 시스템이 현대적으로는 변화했지만 사회 전체가 공동 육아시스템으로 돌아간다면 불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 적이 있는데, 스웨덴에서는 여성과 아동의 전 국민적 관점에서 바라본다는 것이다. 어제 아이를 냉동실에 넣어 보관한 아버지가 뉴스에 나온 것을 들었다. 살기가 힘들어지니까, 가장 힘들어지는 것이 여성과 아이들 같은 약자들이다. 사회 전반에 걸쳐서 육아를 담당하지 않는다면 경제적으로 빈곤층으로 내몰리는 가정은 물론, 여성과 아이들은 더더욱 불행한 삶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

 

국가가 건강하게 튼튼하게 지탱되려면, 여성과 아동을 보호해야한다. 사회적 공동체적 삶으로

따스한 보금자리를 그들에게 주어야 미래의 국가 사회가 경제적으로는 국력적으로나 튼튼한 국가가 될 것이다. 스웨덴 뮈르달 부부는 저 출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정책으로 아동수당, 무상급식, 무상보육, 주택보조금, 건강보험, 간호, 교육수당 등 폭넓은 사회복지 정책을 내놨다. 이는 국가가 국민을 상대로 장사를 잘 해서 이윤이 남아서 복지정책을 시행한 것이 아니라 국가의 미래를 위해, 국민의 미래를 위해 투자를 한 것이다.

 

스웨덴 국가의 복지정책을 보면서 통감한 점이 있다. 작년에 어떤 무식한 정치인 X가 무상급식을 일방적으로 끊어버린, 나라 재산이 마이너스라는 말도 안 되는 무식한 발상을 자랑스레 말하던 X이 있었다. 그런데 또한 올해 국회에서는 누리정책에서 예산을 가지고 또 좌지우지하는 것을 보면서, 아 스웨덴의 뮈르달 부부 같은 정치인이 대한민국에도 있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 가슴 안에 폭풍처럼 일어났다. 이 시대에 그런 영웅만이 기다려질 뿐이다.

 

저자는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 모든 이들에게 조건 없는 기본 소득 등.... 여러 가지 해법으로 이 무한경쟁 블랙홀에 빠져있는 우리들에게 한 줄기 빛을 던지고 있다. 이제 거대한 자본, 불평등한 분배에 대한 우리의 살길을 모색해야할 길들을 하나하나 신랄하고 예리하게 짚어내고 있어, 특히 여성들이 많이 읽으면 도움이 될 것이다. 아니 정치인들도 최우선으로 읽어 무식한 정치인이 아닌, 아주 똑똑하고 밝은 정치인이 세상을 돕는 날이 오기를 저자처럼 바란다.

 

이제 우리는 망망대해 돛대도 없이 띄워진 배로 바다를 더 이상 향해할 수 없다. 돛대가 없다면 각자가 입은 옷 하나씩 벗어서라도 덧대고 기워 돛대를 만들어 세울 일이다. 긍정적인 마음으로 하나하나 차근차근 풀어가다보면 우리는 무사히 바다를 건너가리라. 우리 모두 힘을 합하여 공동체의 삶으로 다시 태어날 그 날을 위해... 기도하는 마음인 저자들 글을 읽는다.

 

프랑스가 1997년 국영 철도회사를 철도공사와 시설공단으로 분리하였다. 신자유주의 바람은 프랑스에도 거세게 불어댔다. 이를 계기로 민영화를 확대해나가려 했는데 문제는 연간 15000억 원에서 22000억 원까지 계속해서 추가비용이 발생했다. 비용을 절감하는 것이 아니라 뒤로 추가비용이 자꾸 늘어만 것이다. 결국 201212월에 재통합을 했다. 옛날 체제로 돌아간 것이다. 이는 무엇을 말할까? 우리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모두들 똑똑히 타산지석을 삼아야 할 것이다. 공동체의 삶, 공동체의 국가로서 우리들은 바라봐야 할 것이다. 한 개인의 주머니만 채워주는 국가가 아니라 모든 국민이 골고루 함께 잘 사는 나라를 꿈꾸는 올바른 정치인, 기업인들만이 살아남는 21세기가 되어야 한다. 21세기는 모든 사람들의 눈과 귀가 밝아지고 생각이 깊어져 정말 인간다운, 존중받는 사회에서 살아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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